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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일 “밀양은 딱 중앙, 어디서든 쉽게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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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범일 대구시장은 단호했다. “접근성·경제성·안전성 면에서 경남 밀양이 적지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대구의 주요 건물에는 ‘밀양 신공항 건설! 영남의 살길이다’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대구·경남·경북·울산 4개 시·도가 밀양을 밀기 위해 똘똘 뭉쳤다. 대구가 앞장섰다. 대구·경북지역 170여 시민단체 회원 3000여 명은 최근 대구에 모여 ‘영남권 밀양 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발대식도 했다. 대구·경북(TK)의 세몰이다. 왜 TK는 동남권 신공항에 이렇게 목숨을 거는가. 우호협력도시 협약 체결을 위해 일본 고베시를 방문 중인 김 시장을 9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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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왜 유치에 더 적극적이냐.

 “대구의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국가과학산업단지·테크노폴리스 등 산업단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기업 유치가 쉽지 않다. 기업 사람들의 첫 질문이 ‘국제공항이 있느냐’다. 수도권과 먼 데다 항만도 없어 하늘 길을 열 수밖에 없다. 대구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세계와 통하는 국제공항이다.”

-왜 밀양이냐.

 “접근성 면에서 가장 낫다. 대구·울산·부산·창원 등 대도시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영남 1200 만 주민이 이용할 시설이다. 접근의 용이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공항은 영남권의 중추공항이다. 그런 만큼 밀양이 최적지다. 경남·경북·울산이 대구와 보조를 같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덕도를 반대하는 이유는.

 “대구·울산·경북에서 멀다. 대구에선 두 시간 이상 걸린다. 그건 ‘부산공항’이지 영남권의 공항이 아니다. 평균 수심 20m의 바다 매립, 연약지반 처리, 어업 보상비 등에 많은 비용이 든다. 이는 공항시설 이용료 상승의 원인이 되고 항공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철새 서식지인 낙동강 하구와 인접해 조류와 충돌 위험이 있고 태풍·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하다. 일본 간사이 공항처럼 침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밀양은 주변에 산이 많아 안전하지 않다는데.

 “이·착륙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의 산을 깎아야 한다. 공법이 발달해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안전 기준을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깎아낸 흙을 공항 부지 성토용으로 활용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내륙 공항이어서 소음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존 내륙 공항은 대도시 인근에 위치한 데다 군사공항과 함께 운용돼 소음이 많았다. 특히 전투기가 문제였다. 하지만 밀양은 순수 민간공항이고 도심과도 멀리 떨어져 있다. 공항 주변 주민을 위해 이주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신공항을 놓고 지역 갈등이 심각하다.

 “정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결과에 승복하자고 여러 차례 제의했지만 부산이 거부했다. 객관적 평가에 승복하지 않겠다면서 공개 토론을 하자고 한다. 그렇게 해봐야 갈등만 더 생긴다.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의 공항이 아니라 우리나라 제2의 중추공항이다. 판을 깨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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