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24시간 라이브 방송 25일 개시

중앙일보

입력

과연 인터넷이 TV를 삼킬 수 있을까.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앞날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방한한 영국 BBC 월드 와이드의 루퍼트 가빈 사장은 "향후 15년 안에 인터넷과 브라운관으로 TV를 보는 사람의 숫자가 같아질 것" 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국내 인터넷 방송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인터넷 24시간 라이브 방송이 오는 25일 시작된다. 이 대형 프로젝트는 KBS와 한국통신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프로그램(컨텐츠) 은 KBS가, 하드웨어는 한국통신이 맡는다(홈페이지 주소는 아직 미정) .

전세계적으로 수천개에 이르는 인터넷 방송이 주로 매니어나 동호인이 만든 미니 방송국이라면 이번의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송사와 통신사가 연합해 본격 인터넷 방송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방송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한 동영상을 내보냈던 기존의 형식과 달리 기업적 차원에서 인터넷 방송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인터넷 방송은 일단 6개 채널로 출발한다. 뉴스, 문화.교양, 음악.연예, 드라마.영화, 스페셜 이벤트,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VOD) 가 채널별로 24시간 방영된다. 초기 화면에 접속하면 신문에 소개되는 TV 편성표와 비슷한 방송스케줄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인터넷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계층이 주로 청소년인지라 10~2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할 예정. 프로그램의 70%는 KBS가 방영한 내용을 재가공하고, 나머지 30%는 새로 제작하게 된다.

더욱이 VOD 서비스에선 KBS 프로그램의 최근 1주일 분량을 저장해 언제라도 볼 수 있게 했다. 예컨대 간밤에 보지 못한 드라마.쇼 등을 이튿날 아침에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 현재 각 방송사 인터넷 홈페이지의 VOD 서비스에선 보통 1주일 전에 방영된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부가정보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관련정보를 웹진(인터넷 잡지) 형태로 실어보낸다. 예컨대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 해당 오케스트라의 역사.단원 등의 소개가 곁들여진다. 프로그램 시청 도중에 네티즌의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쌍방향 대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한 현재 인터넷 방송으로서는 가장 빠른 초당 1Mbps 속도로 전송함으로써 컴퓨터 모니터 화면 전체로 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에 영상이 순간순간 끊기는 기존 인터넷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비디오 CD 수준의 화질을 제공한다.

다만 이 서비스를 보기 위해선 한국통신이나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인 ADSL에 가입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모뎀으로 접속하는 네티즌은 이번에도 어느 정도의 갑갑함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MBC가 두루넷과, SBS가 하나로통신.중앙일보와 손을 잡는 등 방송.통신.신문사의 제휴가 활발해져 인터넷 방송의 미래에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컨텐츠 확보와 설비보완이 숙제로 남긴 하지만 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