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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학부모, 첫 아이 등교 준비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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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의 마음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학부모가 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없는지 불안하기도 하다. 아이의 공식적인 첫 사회생활을 잘하게 도와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 대치초 류덕엽 교감과 맘스쿨 윤설형 과장이 학부모 나윤심(33·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씨의 궁금증을 해결해줬다.

PART1. 학습 준비

나윤심(이하 나):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글을 다 뗐다는 아이도 있고 구구단까지 줄줄 외는 아이도 많아요. 기본적인 학습준비는 어디까지 해둬야 할까요?

류덕엽(이하 류): 엄마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입학 후부터 바로 교과공부를 시작한다는 거예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3월 한 달 동안 ‘우리들은 1학년’이라는 책 한 권만 배웁니다. 국어·영어·수학 같은 교과목 공부는 4월이나 돼야 시작하죠. 입학 후 한 달 동안은 올바른 학습태도, 학교생활 규칙, 화장실 이용법, 안전한 등하교법,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며 학생의 본분을 익혀나갑니다.

나: 알림장을 제대로 써오려면 기본적인 읽기·쓰기 공부는 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받아쓰기 시험도 자주 볼텐데 점수를 잘 못 받으면 아이가 속상해 할 것 같아요.

류: 최근에는 학교 홈페이지는 물론 학급별 홈페이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준비물이나 공지사항 등 학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은 학급별 홈페이지에 담임교사가 정리해서 올려줍니다. 유인물로 나눠주기도 하고요. 한글을 모른다고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습니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기 전에는 범위를 미리 알려줍니다. 아이한테 잘 듣고 오라고 하고, 전날 연습시켜주면 충분합니다. 정규 교육과정은 글자를 깨우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선행학습을 과도하게 하면 오히려 학교공부에 흥미를 잃거나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요.

윤설형(이하 윤): 정 걱정되면 입학 전까지 체험학습이나 놀이학습을 하면서 학습의욕을 자극해 보세요. 밀가루 반죽으로 한글 자모음을 만들어본다든지 주사위 놀이를 하면서 간단한 수개념을 가르치는 거예요. 동화책을 읽고 역할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아요. 선배엄마들에게 1학년 교과서를 빌려 교과연계 체험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나: 영어 공부는 따로 시켜야 할 것 같아요. 사립 초등학교에서는 영어수업을 체계적으로 잘 시키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는 공립학교에 진학할 예정이어서요.

윤: 따로 무리하게 시킬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보인다면 조금씩 학습해도 괜찮아요. 국어의 기초를 배울 시기니까 국어와 영어를 혼동하지 않게 정확한 개념을 잡아줘야 해요. 영어문장을 말한 뒤에는 우리말로 해석을 덧붙여 어순이 헷갈리지 않도록 하세요. 대사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영어 애니메이션을 틈틈이 보여주는 것도 아이디어에요.

나: 예·체능 교육도 미리 하라고 하던데 미술학원이나 음악학원에 보내는 게 좋을까요?

류: 저학년은 감성을 발달시키는 예·체능 수업이 중요해요. 그렇지만 비싼 돈을 들여 사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수업은 내용도 알차고 종류도 다양해요.

PART 2 생활습관 & 마음가짐

나: 아이가 “남자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 싫을 것 같다”고 해서 놀랐어요. 딸이라 그런지 남자선생님은 불편할 것 같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류: 선생님과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와 관계에 대해 엄마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신뢰를 심어줘야 합니다. 남자 선생님, 남자 친구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성 역할을 정확히 알려주세요. “너희 선생님은 이런 점이 참 좋더라” 하는 식으로 선생님을 칭찬하고 믿는 태도를 보여주면 담임교사를 믿고 따르게 됩니다.

윤: ‘학교는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줘야 해요. 입학을 앞둔 아이들 중에는 부담감 때문에 입학 전후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기도 해요. 늦잠을 자거나 게으름을 부린다고 해서 “이래서 학교에 갈 수 있겠니?”“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혼난다” 등의 위협 주는 말을 하면 안 돼요. 예비 소집일에 학교를 둘러보고 엄마가 학교 다니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학교생활과 관련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네요.

류: 요즘은 도서관을 개방하는 학교도 많아요. 아이 손을 잡고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어보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해 학교생활과 관련된 정보들을 확인해보세요. 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안내 자료가 올려져 있으니 참고하세요.

나: 생활습관은 어떻게 바로 잡아줘야 할까요?

윤: 늦잠 자는 버릇이나 낮잠, 불규칙한 식사같은 잘못된 습관은 늦어도 입학 한 달 전부터 고쳐나가야 합니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들이려면 잠자는 시간이 일정해야 해요. 적어도 오후 10시에는 잠자리에 들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올빼미형 아이의 수면습관을 바로 잡으려면 엄마·아빠가 일찍 자야 합니다.

류: 예민한 아이들은 학교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지 못해 힘들어해요.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아 변비가 생기는 학생도 있어요. 아침마다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침에 빵보다 밥을 먹어야 화장실 가기가 수월해요. 수업 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손을 들고 양해를 구하면 된다는 것도 꼭 알려주세요. 참,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눈이 나쁜 아이들은 학습부진에 시달리거나 짜증을 부릴 수 있어요. 시력검사를 꼭 받고 비염이나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초등학교 첫 입학, 이렇게 준비하세요

1.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2. 건강검진을 받고 시력, 청력 등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3. 교과 선행학습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안전교육에 관심을 가진다.
4. 집안 일 돕기를 통해 공동생활의 기초 훈련을.
5. 소지품에 이름을 쓰도록 해 자기 물건을 스스로 관리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6.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www.neis.go.kr)를 이용하면 자녀의 학교생활 정보를 알 수 있다.

[사진설명] 지난달 6일 한 초등학교 예비소집일 행사에 참가한 신입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반 배정을 받고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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