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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수납공간 많고, 구석진 공간 있고 … 아이가 좋아하는 방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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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친환경 마감재와 페인트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만든 가구. 책상 크기와 색상을 주문할 수 있다. 한찬영 가구 ‘도미니꼬’ 라인. www.hcygagu.com

초등학교 입학생을 둔 엄마들은 공부방 꾸미기에 관심이 많다. 내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벽지 색에서 가구·책상·의자에 이르기까지 고민의 범위가 넓다. 심리학·색채학·척추 전문의 등 각계 전문가에게 ‘아이 방 꾸미기’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의 조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로 수납공간이 많은 시스템 가구를 활용할 것, 둘째로 아이가 좋아하는 색깔을 기본으로 어울리는 색을 적절히 활용할 것.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모델=함현준(별사탕) 촬영협조=한샘(장소), 베네통 키즈(의상)

책장과 책상배치는 ㄱ자형이 좋아

책상 주변의 지저분한 전선을 숨길 수 있는 멀티탭 함부터 옷걸이까지 다양한 수납이 가능한 책장. 책상 다리에는 바퀴가 달려 이동도 자유롭다. 한샘 ‘엘리머’. www.hanssem.com

어른의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집중이 잘되는 공간은 단순한 공간이다. 명상을 위한 공간이 대부분 아무 것도 없이 사방이 흰 벽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아이들은 형태든 색이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한다”며 “서랍이나 벽장 등 수납공간이 많은 시스템 가구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또 “가능하면 색이 두 가지 이상 조합된 가구가 좋다”고 덧붙였다.

침대·책장·책상·옷장 세트로 여러 형태의 가구 배치가 가능한 제품. 저학년이라면 침대를 이층으로 올려 책장 앞에 ‘구석 공간’을 만드는 게 좋다. 침대를 아래로 옮길 수도 있다. 밴키즈 ‘480’ 모델. www.vankids.co.kr

이는 호기심이 많고 영역 나누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 때문이다. 수납공간이 많은 시스템 가구를 이용하면 책·장난감·옷을 넣어두는 공간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보물찾기를 할 때처럼 수납장을 여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방을 즐거운 놀이터로 생각하게 된다. 또 ‘내것’이 놓여 있음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안정감도 느낀다.

가구 배치도 중요하다. 한국아동발달센터 한춘근 대표는 “아이들은 구석진 공간을 좋아한다”며 “언제라도 자기가 웅크리고 들어갈 수 있는 안정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 대표의 조언에 따르면 책장과 책상의 배치는 나란히 놓는 ㅡ자형 배치보다는 책장과 책상이 직각으로 꺾이는 ㄱ자형이 좋다. 벽부터 책상까지의 공간이 아이들에게는 자기만의 아늑한 공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근 선보이는 학생용 가구들 중에는 책상 다리에 바퀴가 달린 것이 많다. 필요에 따라 책상의 배치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과 의자를 골라라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의 발육상태에 맞춰 매번 책상과 의자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최근 나오는 학생용 가구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높낮이 조절이 자유로운 게 많다.

정작 신경써야 할 부분은 이렇게 구입한 가구의 높낮이와 아이의 키를 어떻게 하면 잘 맞출 수 있는가다. 건강한 척추를 위한 바른 자세 유지와도 관계가 깊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책상. 일룸 ‘팅클2’. www.iloom.com

높이는 53~82㎝, 상판 각도는 10도·15도·45도로 조절이 가능한 책상. 의자는 등받이와 방석 부분의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몰. www.moreinmoll.com


우리들병원의 재활의학과 이정환 과장은 “책상과 의자에 바르게 앉는 자세부터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자에 앉았을 때의 바른 자세란 엉덩이 꼬리뼈가 의자 등받이에 닿고, 허리는 90도 직각으로 꼿꼿하게 선 상태를 말한다. 팔은 팔걸이에 자연스럽게 올려놓되 한쪽으로 기대지 않아야 한다. 두 발은 바닥에 닿아야 하고 무릎과 종아리의 구부려진 각도는 100~110도 정도가 적당하다. 가장 좋은 책상의 높이는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시선이 수평보다 약간 위로 향하는 정도다. 또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책상에 손을 올리고 책을 볼 때 팔꿈치 안쪽의 각도가 120~150도를 이루는 정도가 적당하다.

 

특별한 색으로 특별한 공간을 만든다

한국 케엠케(KMK) 색채연구소 김민경 소장은 “7세 이후부터 ‘내것’이라는 개념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그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방이 집안의 다른 곳과는 확연히 다르게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색깔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 방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색깔을 선택해야 한다. 커튼이나 이불 같은 종류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과 색깔로 선택하는 게 좋은 예다.

김 소장은 “아이 방은 밝고 화사해야 한다는 게 널리 알려진 정보라 원색만 고집하는 부모가 많다”며 “지나치게 선명한 색으로만 꾸며진 방은 아이의 정서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시각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자극적인 원색으로만 꾸미는 것은 그만큼 상상력을 반감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이 추천하는 방법은 주가 되는 색을 하나 선택했다면 그것과 어울리는 2~3가지의 색을 함께 조합하는 것이다. 어울리는 색을 찾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로 주색과 비슷한 이웃 계열의 색을 고른다. 둘째로 주색과 반대색을 고른다.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문구점에서 파는 동그란 모양의 색상 도표 또는 전문가용 색상 차트를 활용하면 두 가지 방법 모두 찾기 쉽다. 단 반대색을 배합할 때는 아이에게 강렬한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색이 부드럽게 표현된 파스텔톤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김 소장은 “가능하면 한쪽 벽 또는 한쪽 공간에 흰색을 남겨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색을 구분하고 즐기다가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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