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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의 마켓뷰] 따로 노는 국내·해외 2월 증시 … 좋은 주식 고를 기회로 삼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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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춤거리던 세계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집트발 중동의 정정불안이 확산보다는 수습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불확실성을 해소해 줬기 때문이다.

 설 연휴 전 피로감을 보이던 국내 증시는 어떻게 될까. 분위기는 일단 우호적이다. 세계 증시는 이집트의 불확실성보다는 미국 경제의 확실성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면 다시 한번 상승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맞는 얘기다.

 그러나 2월만을 놓고 보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 간의 미묘한 차이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초까지는 한국으로 대표되는 핵심 신흥국가의 경기회복 속도와 강도가 미국으로 대표되는 선진국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그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핵심 신흥국가의 경우 성장이 확인된 만큼 정책 우선순위가 성장에서 물가지표로 이동하면서 ‘양적 완화 모드’에서 ‘긴축 모드’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상황에 처해 있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경기회복 징후가 지표로서 확인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양적 완화 정책 역시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세계 유동성의 흐름이 신흥국 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물꼬가 바뀔 수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매매 포지션 변화 움직임은 바로 이러한 세계 증시에서의 미묘한 유동성 흐름의 변화를 반영하는 조짐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차별적인 모습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핵심 신흥국 시장의 긴축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 2월까지는 춘절 등 계절적인 이유로 물가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지만, 3월 5일 전인대(12차 5개년 계획 확정과 2011년 GDP성장률 목표 제시)를 전후해 다시 성장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2월 증시의 성격은 세계 경기회복이라는 공감대 속에 선진국과 신흥국 간 기대감의 반영 시차에 따라 일시적 디커플링(탈동조화) 구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그러나 설 연휴 이후 국내 증시가 최근의 글로벌 증시와 달리 차별적 모습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위험은 제한적이고 기회는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 주가는 항상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과거 경험상 상승장이나 하락장 모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만일 2월 증시가 일시적 디커플링 기간으로 진행된다면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세일즈’ 기간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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