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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아직 임기 2년이나 남았다 … 회전문 인사 ? 중요한 건 정부 팀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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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1일 신년 방송좌담회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진행자 중 한 명인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개헌, 개각, 당·청관계 등 국내 정치 현안이 이날 좌담회 85분 중 30여 분을 차지했다. [조문규 기자]


◆ 당·청 갈등

 -지난해부터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이란 기사가 나온다.

 “아직 2년이나 남았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감회는 없다. 레임덕은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운 거다. 나는 권력에 빠진다거나 권력을 행사한 삶도 (산 게) 아니고…. 공직자나 주위 사람들이 해이해질까 더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과정에서 당·청 관계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사전에 협의하지 못하고 당에서 발표해 혼선이 왔다. 당도 인정한다. (집권여당은) 야당이 아니다. 지난 10년 야당을 해서 여당이 어떻게 했는지를 착각했는지 모르겠다(웃음). 그것으로 해서 당·청 관계가 손상되고 그런 건 없다.”

 -당에선 당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데.

 “정치권에서야 무슨 얘기를 다할 수 있 다. 정권이 성공해야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다. 실패하면 다 바뀐다.”

 ◆ 인사 논란

 -회전문·오기 인사란 말이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다는 건 인정한다. 대통령이 단임제로 5년을 하면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는지가 중요하다. 추진력이 있 고 뜻을 같이해야 한다. 정부는 정치가 아니다. 정부는 팀워크를 갖고 일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이어서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 옛날 같이 카리스마로 일하는 정상은 없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가면 무슨 장관회의라고 착각할 정도다. 세계 지도자가 이렇게 프랙티컬(practical·실무적)하게 바뀌었다. 국정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개각 계획은.

 “감사원장을 채워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두 분도 추천해 달라.”

 -장수 장관이 바뀔 것이란 얘기도 있다.

 “필요할 때 할 것이다. 일 잘하면 오래하는 것이다.”

 -인사에 따른 공석(空席) 기간이 길다. 사람 보는 눈이 까다로운 건가.

 “지금 같은 청문회를 통과하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 어느 정부보다 낙마 사례가 높은데 일반 국민의 눈높이와 다른 거 아닌가.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청문회는 우리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청문회 강도가 세졌다는 건가.

 “장기적으론 바람직하다. 미국처럼 개인 신상은 국회가 조사해서 결정하고 공개 청문회는 개인의 능력과 정책만 하면 된다. 우린 개인 신상만 갖고 하니까 점점 어려워진다. 청문회를 보완해야 한다.”

 ◆ 개헌

 -개헌 복안은.

 “17대 국회 때 당 대표들이 18대 국회에서 개헌하자고 했다. 대선 후보들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나는 권력구조만이 아닌 21세기에 맞는 미래환경지향적인 개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1987년 개헌 이후 세월이 흘러서 디지털·스마트 시대가 왔으니 거기에 맞는 헌법을 만들자는 거다.”

 -집권 후반기인데.

 “대통령에 당선돼 헌법 개정부터 한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G20 정상회의로 국격도 높아져서 지난해 8·15 때 제안했다. (개헌 주장을) 굉장히 빨리 한 거다.”

 -실현 가능하다고 보나.

 “실현 가능하고 안 하고 이전에 시대에 맞도록 하는 것이 맞다.”

 -차기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는 말이 있다.

 “헌법을 개정하면 누구에게 불리하고 유리하고 그런 생각은 없다.”

 -민주당은 개헌을 한나라당 당론으로 정해 오라고 하는데.

 “ 당리당략에서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안 된다. 영원히 안 된다.”

 ◆ 여야 관계

 -통 크게 여야 관계 녹일 비책은.

 “여야 당 대표도 우선 만나 얘기를 해야 한다. 조금만 해도 대통령이 사과하라는데 여야가 우선 소통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은 그 다음 차원이다. 앞으로 (여야가) 같이 할 수 있도록 내가 노력을 좀 하려고 한다.”

 -민주당에선 여권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한다.

 “나는 예산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누구 뺨을 때렸다고 해석하지 않는다. 정부로서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건 당연하다.”

 -여야 영수회담 얘기가 나온다.

 “한번 만나야겠다.”

 ◆ 외교안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남북대화와 6자회담의 전제조건인가.

 “북의 자세가 조금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남북회담의 성과를 낼 수 있고, 나도 정치적으로 만나서 ‘정상회담을 했다’고 할 수 있다. ”

 -남북 정상회담도 생각 중인가.

 “그렇다. 필요하면 할 수 있다.”

 - 한·미 관계에 치우쳤다는 지적 있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한·미 관계가 강할수록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내가 중국에도 ‘전쟁을 억제하자는 게 한· 미 관계고 평화를 유지하려는 거다. 한·중 관계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한 편을 들면서도 우리와는 관계가 깊다. 한·중 관계는 많은 대화를 하는 깊은 관계가 되고 있다.”

-강성인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할 뜻은.

"안 하고 있다. 과거엔 북한이 ‘통일부 장관 안 된다’고 하면 바꿨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

글=고정애·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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