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인성 난청,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중앙일보

입력

노인성 난청이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지만, 문제는 나이가 든다고 방치하면 증세가 계속 나빠진다는 데 있다. 특히 노인성 난청의 경우 대부분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본인은 청력이 떨어진 정도를 잘 못 느낀다. 이로 인해 청력이 떨어진 것을 먼저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주위 친구나 가족들이다. 혹시 부모님의 청력에는 이상이 없는지, 이번 설 연휴 동안 자녀들이 먼저 유심히 관찰해보자.

난청 노인 20% 우울증…치매로 오인 받기도
부모님과의 대화가 얼마나 있어나 생각해보자! 대화가 부족했던 원인 중 부모님 귀가 잘 안 들려서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노년기가 되면 소외감을 많이 느끼게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또한 난청이 심할수록 사람들과의 관계에 단절이 오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대화를 하려고 시도 하다가 부모님을 소외시키고 대화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경우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의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간혹 청력이 나빠져서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상황을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까지 생기기 때문. 그래서 점점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게 돼, 외국의 경우 난청이 있는 노인 중 20%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보고도 있다.

일반적으로 45세 이상의 성인 4% 가량은 청각장애가 있으며, 65~75세 사이의 성인 중에는 30~35%, 75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이 난청을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 바로 노인성 난청이다. 하지만 그 특징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치매와 혼동하기 쉽다.

노인성 난청, 치매와 다른 점 있어
노인성 난청은 고음성 난청을 지니고 있다. <스>, <츠>와 같은 고음의 소리를 못 들을 뿐 아니라, 남자 목소리보다 고음인 여자의 목소리를 더 알아듣기 힘들게 된다. 한 예로 시어머니가 아들 이야기는 잘 듣고, 며느리 이야기는 못 듣는다는 말이 있다. 여성의 목소리가 더 고음이기 때문이다.

소리는 들리지만 분별력이 떨어진다. 노인성 난청의 경우 말소리가 똑똑하게 들리지 않고 더 작게 들리고,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리거나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 서서히 진행되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가속화 된다. 노인성 난청은 청각세포 손상이 뇌로 올라가는 청신경의 노화와 관련이 되어 진행 자체가 서서히 진행되므로 청력이 나빠지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노인성 난청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력관리가 지속되어야 한다. 난청이 느껴지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기적인 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청력을 측정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고중화 원장은 “노인성 난청이 발생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법은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라며, “선진국의 경우, 보청기가 생활 필수품으로 인식된 지 오래인데, 국내에서는 여전히 노인성 난청이 있지만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지니고 그냥 이대로 살자는 자조적 생각을 지닌 환자들이 많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고르기 위해서는 전문청각사의 정확한 검사와 전문의의 올바른 처방이 필요하다. 난청이 있다고 무조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력검사 후 전문의의 처방을 통해 귀에 다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 보청기는 고가의 제품이므로 단순히 가격이나 브랜드만 보고 골라서는 안 된다. 보청기는 착용형태에 따라 고막형, 외이형, 귓바퀴형, 귀걸이형 등 4가지가 있는데 마음대로 고르는 것이 아닌 본인의 청력상태에 따라 착용형태가 달라진다. 고막형은 안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고막형 보청기는 크기가 작은 대신 증폭량이 적은 단점이 있고, 귀걸이형은 크기가 큰 대신 증폭량이 많은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귀 모양, 난청 정도, 생활환경 등을 고려한 후 본인의 귀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 착용 후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할 경우 보청기 착용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 보청기를 통해 들리는 소리가 익숙해지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보청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착용 후 귀의 난청이 심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