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석해균 오늘 귀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아덴만 여명작전’ 중 총상을 입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사진) 선장이 29일 오후 한국으로 이송된다. 또 당시 생포된 해적 5명도 30일 새벽 한국으로 압송될 예정이다.

오만 현지의 한국 정부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석 선장을 태운 환자 이송 전용기(에어 앰뷸런스)가 29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만 살랄라 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7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 선장은 공항에 도착한 뒤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돼 총상 치료에 필요한 조치를 받게 된다.

신속대응팀장인 이수존 외교통상부 심의관은 “석 선장의 상태가 심각하지만 한국으로 이송이 가능하다고 의료진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의 이송에는 의료진이 동행하게 된다.

 앞서 지난 18일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기 위한 1차 작전 때 부상한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안병주 소령과 김원인 상사는 28일 오후 한국으로 후송돼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들과 함께 부상한 강준 하사는 오만 현지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은 뒤 청해부대에 복귀할 예정이다.

에어 앰뷸런스로 개조된 경비행기 킹에어-200 항공기의 내부. 각종 의료 장비가 갖춰져 있다. 석해균 선장은 에어 앰뷸런스를 타고 29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위키피디아]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소식통은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의 국내 압송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르면 30일 새벽 한국 김해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며 “이들을 호송하기 위해 UAE 왕실 전용기가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해적들의 국내 압송 수단으로 공군 수송기를 급파하는 방안과 미군 수송기를 통해 UAE로 옮긴 뒤 민항기를 이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공군 수송기의 경우 여러 나라의 영공 통과 허가를 받아야 하고 민항기는 승객들이 거부감을 보여 난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특전사를 파견하는 등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우호관계가 긴밀해진 UAE가 왕실 전용기를 제공하기로 해 돌파구를 찾았다. 소식통은 “삼호주얼리호의 오만 무스카트항 입항이 늦어지며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UAE 왕실이 전용기를 제공키로 했다”며 “해적들을 조기에 국내로 압송키로 함으로써 해결책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해적들의 압송을 서두른 것은 삼호주얼리호의 오만 무스카트항 입항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오만 정부는 휴일과 청정국가(clean state) 이미지 유지를 이유로 해적이 승선하고 있는 삼호주얼리호의 입항을 거부했다”며 “해적들에 대한 처리가 끝나면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입항 허가도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청해부대 최영함에는 입항 허가를 내줬던 오만이 해적들의 신병처리가 자국에서 이뤄질 경우 인근 국가인 소말리아와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만이 해적들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어 헬기를 이용해 현지 공항이나 UAE 공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적들은 김해공항 도착 직후 해양경찰청에 신병이 인도돼 조사를 받게 된다.

오만=남형석 기자, 서울=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