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때문에 KIA서 짐 쌀 사람 이종범일 수도, 이대진일 수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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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종범, 이대진(왼쪽부터)

이범호(30)가 KIA의 터줏대감 이종범(41)이나 이대진(37)의 유니폼을 갈아입힐까.

 프로야구 KIA가 27일 일본에서 돌아온 자유계약선수(FA) 이범호를 영입함에 따라 누가 보상선수로 선택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범호의 전 소속구단인 한화는 ‘KIA가 정한 보호선수 18명 외 1명+이범호의 2009년 연봉(3억3000만원)의 300%(9억9000만원)’와 ‘선수 없이 연봉의 450%(14억8500만원)’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한화는 ‘선수+현금’을 선택할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서 KIA의 고민이 시작된다.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과 이대진을 보호선수에 넣자니 젊은 선수 한 명을 내주는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들을 보호선수에서 빼자니 한화가 데려갈까 걱정이다.

 1993년 나란히 해태에 입단한 이종범과 이대진은 십 수년 동안 타이거즈의 간판스타로 활약한 팀의 상징이다. 하지만 18명의 보호선수 명단에 둘이 포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앞으로 뛸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프로농구 삼성은 2007년 서장훈이 FA로 KCC로 이적하자 보상선수로 이상민을 데려왔다. KCC는 베테랑 이상민의 지명 가능성을 낮게 보고 보호선수에서 제외했다 이상민을 놓쳤다. 지난해에는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에서 FA 박철우를 영입하면서 세터 최태웅을 빼앗겼다.

 이종범과 이대진이 보호선수에서 빠지더라도 한화의 선택을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한화가 최근 팀 리빌딩을 내세우며 젊은 선수 육성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둘 중 한 명이 지명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음 주까지 보호선수를 결정하려는 KIA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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