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주니치대표 '선동열 거취, 20일이후 결정'

중앙일보

입력

내년 시즌에 대한 계약여부를 놓고 고민하고있는 선동열(36)의 거취가 20일 이후에나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의 이토 오사무 구단대표는 10일 일본 후쿠오카시호크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선동열의 진로는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것이 주니치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으나 "나이를 감안할 때 화려한 은퇴가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언론에서 선동열의 진로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것을 막고 주니치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토 대표는 "미국 연수 또는 해태와 재계약 협상 등 언론보도와 달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토 대표는 "지난 2일 선동열과 1차 면담때 본인이 슈퍼게임 이후 논의하자고 말했기 때문에 정기주 해태사장과도 어떤 결론을 지을 수 없었다"고 설명한 뒤 "20일쯤 선동열과 만난 뒤 해태와 다시 논의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토 대표는 내년 시즌 선동열과의 재계약에 부정적인 견해도 피력했다.

"선동열이 지난 3년동안 팀에 높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올시즌 3번 연속구원 실패했고 나이로 볼 때 내년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한 이토 대표는 "선동열의 명성을 감안해 흠집을 남기지 않고 화려하게 은퇴하면 좋겠다는 것이 호시노 감독이나 구단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토 대표는 선동열로 인해 주니치의 곤란한 처지도 곁들여 말했다.

"선동열은 왕전즈와 비교되는 한국프로야구의 영웅이다. 이종범 같으면 성적이 나쁘면 방출시키겠다고 말할 수 있지만 선동열에게는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주니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즉 주니치는 선동열의 활용가치가 떨어졌지만 한.일 양국 프로야구 관계나 구단의 이미지 때문에 선뜻 방출시키지 못하고 고심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주니치가 선동열을 방출할 경우 선이 다른 일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어 고민이 가중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주니치는 쇠퇴기에 접어든 선동열을 내보내고 싶지만 자신들이 직접 결정을 내리지 않고 선동열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라는 것이 속마음으로 여겨진다. [후쿠오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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