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랑, 백악관서 ‘반미 선동곡’ 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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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

지난 19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 뒤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기 위해 열린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던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28)이 반미 선전용으로 유명한 곡을 연주했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랑랑은 이날 만찬장에서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과 듀오 연주를 한 뒤 중국 영화 ‘상감령(上甘嶺)’의 주제곡인 ‘나의 조국(我的祖國)’을 솔로 연주했다. 1956년 작품인 이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상감령전투(강원도 저격능선 전투)를 다룬 영화다.

AFP는 “이 영화와 주제곡은 중국 공산당이 오랫동안 반미 선전 도구로 활용해온 것으로 중국인들 사이에는 유명하다”고 전했다. 이 노래는 중국의 온갖 행사 때마다 단골로 불리면서 13억 중국인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중국은 2008년 7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때도 이 노래를 연주했다.

 이 곡은 랑랑이 직접 선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랑랑은 만찬 참석 뒤 자신의 블로그에 “수많은 고위 인사 앞에서 ‘나의 조국’을 연주한 것은 내가 이들에게 중국의 힘과 중국인들의 단결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다”며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웠다”고 적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랑랑을 ‘애국자’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에서 한 네티즌은 “미국에서 이 곡을 연주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지만 미국인들이 이를 이해나 했을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랑랑은 정말로 우리의 생각을 표현했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어떤 강대국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썼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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