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게임] 3차전 승리는 정신력 재무장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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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에서 정신력은 역시 승부의 큰변수였다.

'99한.일프로야구 슈퍼게임 1,2차전을 통해 안일하고 느슨한 플레이로 일관했던 한국대표팀이 9일 후쿠오카돔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첫승을 올렸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강멤버로 구성됐다는 평을 들었지만 훈련부족과 느슨해진 정신력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내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그러나 비난이 쏟아진 국내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3차전에 나선 대표팀은 덕아웃부터 표정이 달랐다.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두산 감독은 선수들의 지명도와 관계없이 컨디션에 따라 타순을 정한 뒤 찬스때마다 대타를 기용했고 5회 김민호 타석때는 번트작전까지 시도했다. 또 임창용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투입하는 등 위기때는 수시로 투수를 바꾸는 총력전으로 정규시즌을 방불케하는 진지함을 보였다.

감독이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이자 선수들의 몸놀림도 달라졌다. 1,2차전을 모두 지고난 뒤 아쉬운 표정조차 없었던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헤아린 듯 타석에서 끈질기게 상대 투수와 대결했고 그라운드에서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김인식 감독은 "실력이 모자라 지는 것은 하는 수 없지만 승리에 대한 집착없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프로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후쿠오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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