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타워즈〉1위 고수…〈잔다르크〉는 2위 개봉

중앙일보

입력

〈잔다르크〉가 나라를 지키겠다고 들고 일어선 검도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이겨내지 못했다. 뤽베송 감독의 새영화 〈잔다르크〉는 1,017,149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2위로 개봉했고, 1,199,465명인 〈스타워즈〉는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지켰다. 이로서 〈스타워즈〉는 개봉 3주동안 4,966,885명 관람하였다. 이는 개봉 3주까지 6,627,576명인 〈아스트릭스〉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11월 3일자 개봉영화에 대한 당일 결과에서도 〈스타워즈〉가 계속 1위를 유지하면서 당분간 〈스타워즈〉의 인기는 지속될 것같다. 그외, 〈오스틴파워스2〉와 〈혼팅(The haunting)〉이 〈강박관념(Hantise)〉이라는 프랑스어 제목으로 개봉하여 박스오피스에 올랐다.

2위로 개봉한 〈잔다르크〉는 프랑스 구국영웅 잔다르크의 일대기를 그린 2시간40분짜리 대하역사극이다. 전작인 〈제5원소〉나 〈레옹〉, 〈니키타〉 등을 떠올린다면 이러한 역사극에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뤽베송의 새작품이다. 〈잔다르크〉는 제작사인 고몽영화사와 감독만 프랑스인이지 나머지는 지극히 헐리우드적이다. 〈제5원소〉의 리루역을 맡았던 밀라 요보비치가 잔다르크역을 맡은것을 제외한다면 주요배역은 존 말코비치나 더스틴 호프만, 페이 더너웨이 등 헐리우드 배우들이 차지하고 있고, 언어 역시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이다. 뤽베송은 〈레옹〉이후 '프랑스식 미국영화'를 표방하듯 줄곳 영어로 작업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Joan of Arc〉라는 워킹 타이틀을 내걸고 11월 12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전부터 〈잔다르크〉는 지난 여름내내 헐리우드 영화에게 당한 프랑스 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였다. 백년전쟁에서 영국으로부터 프랑스를 구한 잔다르크가 프랑스 국민들에게 상징하는 바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이미 9월에 개봉했지만, 정작 프랑스에서는 〈스타워즈〉 보다 개봉시기를 약간 늦춘점이나 만성절 방학기간을 이용해 개봉한 것만 봐도 얼마나 흥행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개봉당일인 10월 27일은 〈스타워즈〉보다 약간 우위를 달렸으나 결과적으로는 근소의 차이로 아깝게 2위로 개봉했다.

일단 〈잔다르크〉의 평은 만족할 만하다. 리베라시옹의 디디에 뻬롱은 "뤽베송은 잔다르크를 우리 가슴속에 다시 살아나게 했으며, 〈잔다르크〉를 자신의 최고의 영화로 만들었다"라고 호평을 했으며, 르몽드의 장-미셀 프로동도 "성녀 잔다르크, 위선자 또는 순교자"라는 제목으로 "어떤 잔다르크인가?"라는 진지한 물음속에서 "드루이에가 성녀로서의 이미지를 영화화했으며, 프르밍거의 구국영웅, 브레송의 저항적의미에 이어, 뤽베송은 우리가 알고 있던 잔다르크의 역설적인 모습을 지극히 도덕적인 관점에서 영화화했다"라고 평했다.

잔다르크는 1899년 조지 멜리에 감독의 흑백 무성영화부터 시작하여, 1928년 〈잔다르크의 열정(La passion de Jeanne d'Arc)〉, 1929년 〈잔다르크의 불가사의한 삶(La merveilleuse vie de Jeanne d'Arc)〉, 1962년 로베르트 브레송이 감독하여 깐느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잔다르크의 재판(Le proces de Jeanne d'Arc)〉, 1948년 아카데미 찰영상과 의상상을 거머쥔 빅터 플레밍 감독의 〈잔다르크〉와 뤽베송의 〈잔다르크〉까지 수도없이 영화화되었다.

494,479명이 관람하여 3위로 개봉한 마이크 마이어 주연의 〈오스틴파워스2〉. 르몽드의 사무엘 브륀펠드는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듯한 개그"라는 제목으로 "우습고 재밌지만 새로울게 없는 영화"라고 하면서 전작의 참신함을 아쉬워했다. 리베라시옹의 장-마끄 라란느는 "더럽게 재미있는 영화"라고 한마디로 일축하면서 "음담폐설속에서도 미묘한 느낌을 찾을 수 있다"라고 예상외의 호평을 했다.

미국에서 지난 7월에 혹평속에서 1위로 개봉했다는 얀드봉 감독의 공포영화 〈혼팅〉이 역시 프랑스 언론의 혹평속에서 430,531명으로 4위로 개봉했다. 셜리 잭슨의 59년도 원작소설 〈저주받은 언덕위의 집(The Haunting of Hill House)〉은 이미 1963년 로버트 와이즈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왠만한 헐리우드 영화에는 모두 손을 들어주는 주간지 뗄레라마(우리나라의 'TV가이드'같은 잡지)의 베르나르 제넹마저도 "이 영화는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했으니 다른 평은 말할것도 없다. 〈스피드〉나 〈트위스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이다.

그외 올해 깐느영화제 남우/여우주연상과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받은 브루노 듀몽 감독의 〈휴머니티(L'humanite)〉가 80개 극장에서 개봉하여 30,10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