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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칭찬한 횡성한우마저 …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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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명품 횡성한우의 심장부마저 구제역에 뚫릴 위기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는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 있는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의 암소 다섯 마리가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횡성은 지난 주말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해 백신을 통해 방역을 잘했다고 칭찬한 곳이다.

 특히 축산기술연구센터는 횡성을 비롯한 강원도 5대 명품한우의 고능력 유전자를 지닌 암소와 씨수소를 생산하는 유전자원 관리기관이다. 현재 이곳에선 14마리의 후보 씨수소를 기르고 있는데, 공식 인정받은 씨수소의 가격이 마리당 10억원이 넘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토종 얼룩소인 ‘칡소’ 83마리와 혈통 좋은 암수 한우 404마리도 키운다. 직원들은 강원 한우사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이곳을 지키기 위해 50일 가까이 외부 출입이 금지된 채 연금생활을 해왔고 최근 백신 접종까지 마친 터라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더구나 이곳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에는 국립축산과학원의 한우시험장이 위치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한우시험장은 한우 종자 개량과 고능력 한우 개발을 위한 사료시험 등을 위해 혈통 좋은 한우 700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곳마저 뚫릴 경우 축산기반의 한 축이 무너지는 셈이다.

 한편 이날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파주 분뇨처리업체 차량에 대한 방역 소홀이 구제역 확산을 불렀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 발생이 공식 확인된 뒤 방역대가 설정됐지만 분뇨처리업체 차량이 제지를 받지 않고 위험지역을 방문해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것이다. 유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농장주가 역학조사 때 차량 방문 사실만 알렸어도 사태가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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