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안컵 축구] 이겼는데 개운찮다, 8강전 이란 만나 해치워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지동원(왼쪽)이 18일(한국시간)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와 경기에서 아쉽게 골을 놓친 후 하늘을 쳐다보며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은 4-1로 크게 이기며 8강에 올랐지만 숱한 골기회를 수포로 돌리며 조 1위로 올라서는 데는 실패했다. [도하 AP=연합뉴스]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더 많은 골을 뽑을 수 있었을 것이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인도와의 카타르 아시안컵 C조 예선 최종전에서 4-1로 승리했다.

곽태휘(왼쪽)는 전반 인도의 야다브(가운데)에게 파울을 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도하 로이터=연합뉴스]

 2승1무(승점7·골득실 +4)를 기록한 한국은 골득실에서 앞선 호주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호주는 같은 시간에 벌어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마일 제디낙이 터뜨린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제디낙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뽑은 선수다. 호주는 2승1무(승점7·골득실 +5)로 한국과 승점이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1점 앞서 조1위를 확정했다.

 ‘자만심 경계령’을 내린 채 최정예 멤버를 풀가동한 한국의 출발은 시원했다. 주인공은 호주전에서 골을 합작한 ‘지(동원)-구(자철) 콤비’였다. 전반 6분 구자철의 패스에 이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이청용의 오른발 크로스가 인도 GK 폴의 손을 맞고 튀자 지동원이 골지역 왼쪽에서 가볍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3분 후 한국은 또 한번 예리한 콤비 플레이로 추가골을 뽑았다. 구자철이 지동원과 헤딩 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을 돌파한 뒤 GK마저 제치고 슬라이딩하며 오른발로 골을 뽑았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 4호 골로 바레인의 이스마일 압둘라티프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전반 12분 곽태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기록해 인도의 체트리에게 페널티골을 내줬다. 의외의 실점에 주춤한 한국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 한번 ‘지-구 콤비’가 나섰다.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구자철이 밀어준 킬러 패스를 지동원이 GK의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오른발 슛으로 네트에 감아 스코어를 두 골 차로 벌렸다.

 후반 들어 조 감독은 차두리와 기성용을 빼고 최효진과 손흥민을 투입했다. 하지만 밸런스가 무너지며 집중력을 잃었고 골을 뽑아내야 할 손흥민은 경험뿐 아니라 집중력도 부족했다. 손흥민은 선배 박지성과 이청용이 잇따라 만들어준 골기회를 냉정하게 살려내지 못했다. 숱한 기회를 놓친 손흥민은 후반 35분 구자철의 왼발 패스를 이어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A매치 데뷔골을 뽑으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한국은 4골을 뽑았지만 38개의 슈팅(유효슛 20개)을 날린 점을 감안하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23일 오전 1시25분 카타르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D조 1위 이란과 맞붙는다. 이란과는 1996년 이후 5개 대회 연속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나는 악연을 이어간다. 한국은 이란과 아시안컵에서 1승1무2패(승부차기승은 공식 기록으로 무승부)로 호각지세를 이뤘다. 역대 전적에서는 8승7무9패로 약간 열세다.

도하=김종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