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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적과 협상 불가” … 청해부대 나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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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5일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우리 상선 삼호주얼리호(사진) 납치 사건을 계기로 군사 작전을 통해 선원들을 구출한 해외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해적을 상대로 한 협상 불가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삼호주얼리호 피랍 직후 브리핑에서 “정부가 해적과 협상하는 것은 없으며, 석방금 지급 불가는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사건 직후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에 나가있는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 최영함을 삼호주얼리호 피랍 지점인 아라비아해쪽으로 급파했다.

 소말리아 해적이 창궐하자, 국제사회는 2005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중국·일본·태국까지 나서 수십 대의 구축함을 아덴만 해역에 파견해 놓고 있다. 유엔안보리도 2008년 6월 결의안 1816호를 통해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해적 퇴치를 위한 무력 사용을 허용했다. 아덴만 해역에 연합전력이 배치된 이래 군사 작전을 통해 피랍 상선을 구출한 사례는 다섯 번밖에 없다. 대개의 소말리아 해적들은 “돈이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억류 선원의 인명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9월 미 5함대 소속 해병대가 군함 두부크호를 이용해 독일 컨테이너선 마젤란 스타호를 구출한 사례다. 아덴만에서 터키 군함의 정보 협력을 받아 급습했다. 이때 11명의 독일 선박 선원들은 대피소(Citadel)로 대피해 있었고 미 해병은 1시간도 안 돼 교전 없이 해적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5월엔 러시아 군함 샤포시니코프 제독호가 예멘 앞바다에서 납치된 유조선과 선원 23명을 군사작전을 통해 구출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2008년 4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군사 작전을 지휘했다. 아덴만에서 프랑스인 30명이 탄 요트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되자 억류 1주일 만에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해 해적선을 장악했다. 군 관계자는 “당시 프랑스 군은 해적들에게 석방금을 주고 인질들의 신원을 먼저 확보한 뒤 해적들을 뒤쫓아가 격퇴했다”고 전했다.

 군사 구출작전은 선원이 인질인 상태인 만큼 쉽게 결정하기 힘든 선택 방안이다. 영국 BBC는 “몇 건의 성공사례 공통점은 선박에 선원들이 몸을 피할 수 있는 대피실이 있고, 피랍지점 근처에 연합전력의 전함이 있는 경우에 한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수정·정용수·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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