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책꾸러기] 육아일기 모으니 책이 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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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작가가 15일 청주시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 ‘엄마와 아이의 마음책 만들기’를 설명하고 있다. [청주=김성태 프리랜서]


15일 충북 청주시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 열린 제5회 ‘와! 책!(와글와글 책꾸러기)’ 행사장은 와글와글했다. 모두 마흔 가족이 『너는 기적이야』(책읽는곰)의 최숙희 작가와 만났다. 『너는 기적이야』는 아이의 탄생 성장과정의 중요한 고비를 대하는 엄마의 마음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책이다.

 “아이가 고교생인데, 2~3년 전 굉장히 심한 사춘기를 앓았어요. 그걸 보면서 저도 힘들었죠. 아이를 키우며 정말 좋았던 시간을 떠올리면 어떨까 하며 만들었어요.”

 최씨는 이날 육아일기를 몇 문장 낭독했다.

 “영상이 네 살 때. 영상이가 다 씻고 나서 ‘내가 엄마 따뜻하게 해 줄게’라며 엄마 자리에 잠시 눕더니 ‘엄마, 내가 따뜻하게 했어. 영상이 예쁜 아들이지?’라고 말한다.”

 작가는 “육아일기를 꺼내 읽으며 그 때 그 순간이 정말 애타는 마음으로 다시 와 닿았다. 책을 만드는 첫 단계로 육아일기에 나온 중요한 부분을 글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후 글을 배치하고 그림을 구성하며 표지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도 보여줬다. 아들의 열일곱 생일에 맞춰 출간한 책을 선물하자 아들도 엄마에게 이런 글을 적어줬다고 한다.

 ‘기적은 내가 아니라 엄마의 노력이야.’

 다음은 ‘마음책’ 만들기 실습. 가족들은 최씨의 지도에 따라 ‘엄마가 싫을 때와 좋을 때’ ‘아이가 싫을 때와 좋을 때’를 떠올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넣어 책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잔소리할 때’ ‘혼낼 때’ ‘자꾸 자라고 할 때’‘회사에 갈 때’ 밉다고 했고, ‘잘 놀아줄 때’ ‘사랑해 하며 안아 줄 때’ ‘아이스크림 사 줄 때’ 좋다고 적었다.

 딸 김시원(9세)양과 함께 참가한 심공주(42·서울 창동)씨는 “책꾸러기 덕분에 아이가 책 읽는 걸 좋아하게 돼 학원에도 안 보내고 책만 읽힌다”며 “4회 목포 행사에는 7시간 걸려 달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중앙일보가 동원그룹(회장 김재철)과 함께 2007년 시작한 ‘책꾸러기’ 독서 캠페인의 하나다.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1000 가정을 인터넷(www.iqeqcq.com)을 통해 선정해 매달 한 권씩 1년간 어린이책을 보내준다. 2009년부터 저자를 초청해 ‘와! 책!’ 행사를 열고 있다.

청주=이경희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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