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매출 의존 지나쳐 … 신규고객 확보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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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김재학 딜로이트안진 이사

기술력이 뛰어난데도 벤처기업들이 실패하는 것은 시장 흐름을 잘못 판단하거나 판매처 확보를 소홀히 하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실리콘웍스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시장 분석과 양질의 판매처 확보에 힘써 이와 같은 과오를 피할 수 있었다.

현재 이 회사가 당면한 과제는 많은 급성장 기업이 맞닥뜨리게 되는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2, 제3의 도약을 달성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을 지속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먼저 기존 사업부문에서는 특정 고객에 대한 과도한 매출 집중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해외 신규고객 확보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이 회사는 애플과의 거래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의 최신 경향과 고객 요구 등의 정보를 획득했다.

이는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에서 일부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신규고객 확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신규사업 개발을 통한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는 전사적으로 매달려야 할 숙제다. 신규 제품 개발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이라는 이 회사의 장점은 조직이 거대해지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면서 약화될 소지가 크다.

이는 곧 벤처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인 혁신 역량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망 기업들이 이러한 성장통을 겪으면서 답보 내지 좌초하곤 한다.

그 대안으로 기획·영업·연구개발 부서를 아우르는 신규사업 개발 조직을 신설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장기적 관점의 비즈니스 로드맵을 설계하고, 이에 맞춰 구체적인 제품 개발 일정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신규사업 추진에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 구성과 의사진행 과정의 체계화는 향후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사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외로 많은 기업이 향후 성장에 대한 전략적 방향이 분명치 못한 나머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한다.

그러나 체계화된 조직과 프로세스의 바탕 위에서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간다면 성장의 촉매제로서 M&A의 목표가 보다 분명해질 것이며 인수 후 유기적인 시너지 창출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학 딜로이트안진 이사

딜로이트의 지면 컨설팅

● 기존 사업부문에서는 특정 고객에 대한 과도한 매출 집중을 개선하라

● 애플과의 거래를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이용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라

● 기획·영업·연구개발 조직을 아우르는 신규사업 개발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라

● 비즈니스 기획과 제품개발에 따른 로드맵을 정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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