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빈곤층이 돈이 된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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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에는 12억 명이 산다. 이 가운데 하루 소득 1달러56센트 이하의 빈곤층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시스템의 맨 밑바닥에 있는 이런 빈곤층(BOP·Base of Economic Pyramid)이 돈이 될까.

 기획재정부는 18일 ‘빈곤층 대상 비즈니스 산업의 의의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돈 된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기업은 이미 발 빠르게 BOP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토로라는 30달러짜리 초저가 휴대전화를 개발해 인도 저소득층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미소금융’과 비슷한 인도의 SKS마이크로파이낸스는 인도 최대 민간은행보다 수익을 더 많이 낸다. 서민금융이지만 간단한 대출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거래시간과 거래과정을 줄이는 대출 원칙을 마련해 성공했다.

 재정부는 브릭스(BRICs) 등 신흥국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이들 국가의 BOP 계층은 중산층에 진입해 향후 세계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BOP 계층은 세계 인구의 약 70%인 40억 명에 이르며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도 5조 달러에 달한다. 과거엔 원조와 같은 시혜적 조치로 빈곤층에 접근했던 각국 정부와 기업이 이제는 빈곤층을 소비자로 인식하고 시장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여전히 중간소득 이상 계층을 대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재정부는 “BOP 계층은 향후 10년 내에 중간소득 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 글로벌 기업의 관심 대상인 ‘넥스트 마켓(Next Market)’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중남미 지역은 미주개발은행(IDB) 신탁기금을 통해 BOP 산업을 지원하고 있어 공적 원조의 효율성 증대와 우리 기업의 진출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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