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전하진사장 1년만에 100억원대 재산가로

중앙일보

입력

한글과컴퓨터의 전하진사장이 1년여만에 1백억원에 달하는 재산가로 변신했다.

지난해 7월 아래아한글지키기 국민운동본부(본부장 이민화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가 한컴을 인수한 직후 공채를 통해 취임한 전사장은 1년여만에 침몰 직전의 한컴을 정상화, 국내 최대의 인터넷업체로 성장시켰다.

전사장이 취임 당시 받았던 스톡옵션 10만주가 지난 8월말 액면분할로 100만주로 늘어났고 5천원(액면가 5천원)을 밑돌던 주가는 5일 현재 1만2천원(액면가 500원)대로 치솟아 그의 보유주식을 시가로 환산하면 100억원을 넘는다.

주식을 팔수 있는 시기는 2001년 7월이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컴 주식이 계속 오를 경우 그는 2년후 수백억원대의 재산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사장의 이러한 화려한 변신은 탁월한 경영감각과 국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컴을 불과 1년여만에 침몰위기에서 국내 최대의 인터넷업체로 키워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8월 시장가치 40억원에 불과했던 한컴은 전사장의 취임 1년만에 시장가치가 5천억원(총 주식 발행수 4천4백여만주 ×주당가격 1만2천여원)으로 껑충 뛰면서 120배의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그는 취임 직후인 8월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아래아한글 8.15판을 출시, 1만원의 연회비로 1년간 사용권을 주는 '아래아한 소프트'회원을 유치, 1년여만에 7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개가를 이뤘다.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공모주 청약을 실시해 65억원을 유치한데 이어 뛰어난 국제감각을 십분활용해 지난 3월 영국투자기관으로부터 700만달러를 끌어들였고 또 다시 5일 다국적 투자기관인 TVG사와 일본 히카리사로부터 2천200만달러를 추가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회사경영차원에서도 탁월한 창의력을 발휘, 아래아한글 위주의 워드프로세서 전문기업이던 한컴을 인터넷전문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인터넷포털서비스 '네띠앙'을 회원 150만여명의 거대사이트로 변모시켰고 3백50만여명의 회원을 가진 하늘사랑정보를 1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인터넷업체로서의 한컴 위상을 확고히 굳혔다.

그가 취임일성으로 약속했던 투명한 경영은 외자유치에 견인차 역할을 했고 내부적으로는 사원들의 사기를 한껏 높여주었다.

전사장은 "한컴내에서 신입사원과 사장과의 정보량은 10%정도밖에 차이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사내 정보공유에 강한 자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또 신입사원들에게 별도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지 않아도 2-3일후면 회사업무와 분위기를 파악,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사내 인트라넷에 회사의 모든 정보와 사장의 경영방침을 공개하고 있다.

한컴이 침몰 위기속에서 경영진을 교체한지 불과 1년만에 재기에 성공하고 기록적인 성장신화를 이룩한 것은 회사 최고경영자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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