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자살까지 부르는 아토피, 치료 불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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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제주도에서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한 중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해 많은 아토피 환아를 둔 부모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물론 아토피로 인한 괴로움만은 아닌 친구들에게 받은 놀림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아토피로 인한 괴로움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임은 틀림 없다.

안타까운 것은 아토피는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과 소양증(가려움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것 외에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 이처럼 아토피 환자들이 겪는 괴로움을 줄여주는 방법은 없을까? 아토피에 대한 증상과 치료법에 대한 핵심을 짚어본다.

아토피, 생각 이상으로 괴롭다

아토피 환자들이 받는 괴로움은 단순히 가려움증만이 아니다. 대부분 소아 시기에 발병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임에도 하지 말아야 할 것, 먹지 말아야 할 것 등 제한을 받아 어려서부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외모에 민감해 발진이나 수포 등 눈에 띄는 특징에 스스로 신경을 쓰게 되고, 가려움증으로 인한 긁는 행동이 지저분한 것으로 인식돼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극히 드물게는 위에서 언급한 중학생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아토피 환아들의 경우, 대개 키가 작고 왜소한 편이다. 이는 복합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로 인해 입맛이 떨어져 발육이 다소 지연되고 장(腸)내 상태가 좋지 못해 소화흡수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어린 아토피 환아를 둔 부모는 긁는다고 야단치기 보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력에 주목하면 아토피도 희망 있다

아토피 치료법의 핵심은 '면역력' 향상에 있다. 즉, 원인 유발인자를 알 수 없으므로 아토피가 생기지 않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체계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닌, 어혈이나 혈의 부족, 장내 독소 등이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여 자신의 몸 상태나 증상에 따라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

무엇보다 아토피는 생활관리가 치료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나 가족도 함께 노력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에게 치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의사 박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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