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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Special] 신현성 … MB가 꼽은 G20 세대 젊은 기업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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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2010년 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와튼스쿨)을 나온 20대 젊은이 3명은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에서 KAIST를 갓 졸업한 2명과 의기투합한 이들은 바로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4개월 만인 2010년 5월 이들은 100만원씩 500만원을 모아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기반으로 한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를 선보였다. 미국의 그루폰이 처음 시작한 소셜커머스는 상품을 사려는 사람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파격적인 할인가에 제품 쿠폰을 제공하는 일종의 공동 구매 서비스다. 그 후 티켓몬스터는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에 SNS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회사의 매출은 창업 8개월 만에 240억원에 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라디오 연설에서 신현성(26) 티켓몬스터 대표(CEO)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경험한 젊은 세대인 ‘G20 세대’로 꼽았다. 신 대표는 또 매일경제신문이 뽑은 ‘2011년 주목받을 차세대 CEO’ 1위에 올랐다. 같은 업종인 미국의 그루폰은 최근 거액을 제시하며 인수합병(M&A)을 제안할 정도로 이 회사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티켓몬스터는 어떤 회사이고, 신 대표는 누구인가. j 가 신 대표를 만났다.

글=김창규 기자 , 사진=박종근 기자

● 급성장의 비결은 뭔가.

 “인터넷과 SNS 기반이라는 것 때문에 소비자에게 빨리 퍼진 것 같다. 나름대로 내 성격도 그런 것 같다. ‘일단 빨리 해 보자’는 그런 생각 말이다.”

● 국내에 소셜커머스 업체가 500여 개다. 그 속에서 업계 1위(시장 점유율 30~40%로 추정)를 하고 있다면 차별화된 전략이 있을 것 같다.

 “초기에 우리가 비즈니스모델을 가장 잘 이해했던 것 같다. 할인 폭을 얼마나 해야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다른 업체는 30~40% 등 품목별로 할인율이 제각각이었지만 우리는 아예 50% 이상 할인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좀 무식했다. 처음엔 ‘할인율이 과도해 비현실적이다’ ‘한국에선 불가능한 모델’이라는 등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그래도 확신을 갖고 함께 마음을 더한 5명의 창업멤버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 50% 이상 할인해 준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매우 어려웠다. 식당 같은 곳과 협상할 때 보통 두세 번 그 식당을 찾는다. 그런데 한 식당 업주가 할인 폭을 50%로 낮추려 하지 않아 그 식당을 다섯 번이나 찾아가 협상한 적도 있다. 심지어 초기에는 사장이 40%까지만 할인해 줄 수 있다고 버텨 티켓몬스터가 나머지 10% 할인은 부담하고 고객에게 50%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 적도 있다.”

● 중소기업이나 식당 입장에서 굳이 티켓몬스터를 통해 50%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가.

 “티켓몬스터의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루에 한 상품만 소개하면서 입소문을 얻는 것이 주요 매력이다. 소셜커머스에 상품 판매를 의뢰하는 업체의 직접적인 목적은 매출이 아니라 홍보와 마케팅이다. 중소기업이 기존 방식으로 상품을 홍보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를 통해 중소기업도 손쉽게 소비자와 접촉할 수 있게 됐다. 티켓몬스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24시간 동안 수십만 명의 소비자에게 노출된다. 업체 입장에서는 할인 폭이 50%에 달하니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할인으로 줄어든 마진은 어차피 써야 할 홍보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 수익은 어떻게 내는가.

 “상품 판매가격의 25~33%를 커미션으로 받는다.”

● 5명으로 시작했다. 인력이 부족했을 텐데.

  “처음엔 주변에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군대 가기 직전에 있는 친구에게 ‘차비 줄 테니 같이 일하자’고 하기도 했고, 부모님 친구의 자녀에게 잠깐만 일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 후에는 KAIST 출신인 공동 창업자의 후배들이 많이 도와줬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지난해 8월에 대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대규모’ 인턴 프로그램이다. 당시 우리의 인력이 25명이었는데 인턴은 이보다 많은 40명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리였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의 창업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투자 유치를 받아 인력을 늘렸고 현재 인력은 200여 명이다.”

● 로고가 독특하다. 어떻게 만들었나.

 “아는 형이 만들어 줬다.”

● 그럼 로고의 색(주황색)은 어떻게 골랐나.

 “그것도 그 형이….”

● 투자 유치는 얼마나 받았나.

 “지난해 8월 33억원, 이달 초 92억원 두 차례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 ‘1일 1개, 50% 이상의 할인율’이 슬로건이다. 하루에 하나의 제품을 팔아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티켓몬스터의 주요 타깃은 중소기업 제품이다. 중소기업 시장은 확실한 기반이 있다. 또 하루 한 개의 제품을 판다고 하지만 판매하는 상품을 지역별로 세분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다르다. 현재 15개 지역까지 세분화했다. 이렇게 하면 하루에 15개 상품을 파는 셈이다. 앞으로 지역을 지속적으로 세분화해 나갈 것이다.”

● 50% 이상 할인되면 질이 떨어지는 상품·서비스를 받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창업 초기에 우리가 음식점이나 중소기업을 찾아다녔다면 요즘엔 하루 100여 곳에서 제품을 팔아 달라고 요청이 들어온다. 이런 요청 가운데 10%만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또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업체가 좋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에게 환불해 줄 계획이다. 현재 거래 당일에만 가능했던 환불을 상품 판매 후 7일 이내에도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주요 고객층은 누구인가.

 “고객의 80%가 25~35세다.”

●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니 거대 자본이 뛰어들 수도 있다. 대응책은 무엇인가.

 “이제 대기업이라도 이 시장에 진출하려면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우리 나름대로 진입장벽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회사 규모를 키우고 많은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해 나갈 계획이다.”

● 미국의 그루폰의 인수 제의도 있었는데.

 “지난해 9~10월께 그루폰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을 제시하며 인수 제안을 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확신과 자신감으로 우리의 갈 길을 가기로 했다.”

● 9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뒤 지난해 한국으로 와 사업을 시작했다. 아직 젊고 한국 사정을 몰라 시행착오도 많았을 텐데.

 “정말 많았다. ‘구매’나 ‘촬영’이라는 단어를 모를 정도로 한국말도 어눌했고 사람을 만날 때 명함을 주고받는 것도 익숙지 않았다. 이런 것은 영업을 하면서 많이 해결됐다. 하지만 최대의 시행착오는 상표 출원이었다. 지난해 5월 10일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때 상표를 출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날 상표를 출원하려 하니 티켓몬스터 사이트를 본 누군가가 상표와 로고를 이미 출원해 놓았다. 당황했지만 여러 차례의 협상 끝에 지난해 말 상표와 로고를 티켓몬스터 소유로 만들었다.”

● 같은 또래 젊은이에게 조언을 한다면.

 “한국에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많은데 실제 창업에 나서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왜 창업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할 거다’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다. 사업의 성공 요인은 아이템이 아니다. 우리가 미국의 그루폰을 벤치마킹한 것처럼 아이템은 벤치마킹할 수 있다.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고 도전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와 창업했는데 부모의 반대는 없었나.

 “2009년 11월 2년간 다니던 맥킨지를 그만뒀다. 그리고 한 금융회사와 2010년 7월부터 근무하기로 하고 연봉 3억원에 계약했다. 그런데 창업을 하니까 아버지는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공해도 매년 3억원을 벌기가 쉽지 않다. 안정적이지도 않고…. 어느 정도 이름 있는 회사가 좋지 않느냐’며 만류하셨다. 그래도 한다고 하자 ‘장난치지 말고, 사기꾼 조심하고, (미국으로) 잘 돌아오라’고 말씀하셨다.”

● 요즘은 부모 반응이 어떤가.

 “아버지가 ‘나보다 낫다’고 하신다.(하하하)”

9세 때 미국 이민 … “부친이 한국 가면 사기꾼 조심하라 하셨죠”

‘7개월’.

 미국에 살고 있던 26세 청년 신현성에게 주어진 창업 기간이다. 그는 2008년 와튼스쿨을 나와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 뉴욕사무소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2년가량 근무하던 그는 2009년 11월 사표를 내고 다른 회사로 옮길 준비를 한다. 한 금융회사와 연봉 3억원에 계약을 한 것이다. 입사일은 2010년 7월. 새 직장으로 옮기기 전 7개월의 시간이 생긴 그는 사업을 해보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한 달 후 그는 부모에게 한국에서 사업을 해보겠다고 선언한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부모의 만류는 심했다. 9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한국말도 어눌한 아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한다니, 그것도 연봉 3억원짜리 회사를 뿌리치고 간다니 그럴 법도 했다.

 그래서 신현성은 부모와 약속을 한다. “새 회사 입사일(2010년 7월) 전까지 사업을 해보고 잘 안 되면 미국으로 돌아가 회사에 다니겠다.”

 이렇게까지 열의를 보이는 아들을 부모는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었다. 허락을 하긴 했지만 아들이 한국에서 하려는 사업이 ‘망하기’를 은근히 바랐다.

 1월 5일 대학 동기와 후배, 2명과 한국에 도착한다. 닷새 후 그는 한국 시장 조사를 위해 KAIST 출신 청년 두 명을 친구로부터 소개받는다. 이들 5명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밤새 이야기하며 의기투합했다. 같이 사업을 하기로 ‘결의’한 이들은 한 달 동안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도마에 오른 아이템이 20여 개. 미국의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을 본뜬 아이템도 여기에 들어 있었다. 소셜커머스는 상품을 사려는 사람의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파격적인 할인가에 상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할인가에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스스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SNS를 통해 지인을 공동구매에 참여시키게 하는 구조다. 이들은 요식업과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했으나 유독 쿠폰이라는 모델에 눈길이 갔다. 미국에서도 그루폰이 한창 자리를 잡고 있던 시기였는데 한국엔 이런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가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득이 된다는 점도 이들에겐 매력이었다. “이왕 사업을 할 것이라면 사람에게 유익한 것, 아직 한국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것”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하나’라는 할인 쿠폰도 매력적이었다. 당시 기존 쿠폰의 경우 질 좋은 서비스는 할인율이 5~10%에 불과하거나 아예 없고, 파격적 할인을 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질 좋은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가에 제공하되 단 하루 만으로 제한하면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하루 한 종류이기 때문에 주목도도 높아지고 고객도 매일매일 접속하는 재미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업에 반대한 신현성의 부모는 사업을 허락하긴 했지만 금전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대신 1년 전 돌아가신 (신현성 대표의) 할머니 집에서 5명이 먹고 자며 일했다. 이곳이 집이자 사무실이었다. 돈이 부족해 라면·자장면을 주로 먹었다. 그리고 5명이 100만원씩 내 모은 창업자금 500만원은 사이트 개발에 다 썼다.

 아이템이 정해지자 음식점과 중소기업을 찾아 다니며 ‘영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고 잡상인 취급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끔 관심을 갖는 업주에겐 50%의 파격적인 할인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면 업체 입장에서는 홍보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득했다. 100곳을 찾으면 1곳에서 성공했다. ‘영업 성공률’은 1%에 불과했다.

 신현성은 부모와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초조해졌다. 7월까지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약속대로 짐을 싸서 미국으로 가야 했다. 결국 4개월간 스무 곳을 설득했고 5월 10일 드디어 한 맥주집 할인 쿠폰을 첫 상품으로 사이트를 열었다. 사업 초기 매출은 미미했다. 7월이 되자 신현성은 부모에게 이미 사업을 벌여놓아서 돌아갈 수 없다고 통보했다. 다행히 8~9월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엔 한 달 매출이 83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 회원 수도 60만 명에 달한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의 10배 수준인 2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말 서툰 사람이 열심히 영업하니

업주들이 되레 더 믿어줘

“안녕하세요~ 아이폰 앱은 잘 지냉(진행)되고 있나요?… 시간 되시면 우리가 attatch한 프레젠테이션을 훌터(훑어)보시고… 피드백을 주시면 우리한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지난해 1월 19일 사업을 같이하기로 한 동료에게 보낸 e-메일이다. 당시 그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했다. 9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까닭이었다. 이 때문에 사업 초기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 업주를 만나 사업을 설명하는데 관련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매일 집에 가서 사전을 찾아 본인이 할 말을 써놓고 외워서 영업을 했다.

 하지만 한국말을 못한 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경우도 있었다.

“업주들은 처음 와서 이상한 얘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사기꾼은 아닌지 경계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한국말을 못하니까…. 사기꾼이 한국말을 못할 리는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상한 아이디어를 낸 적도 있어요. 영어로 영업을 하는 건 어떨까….”

 그는 “요즘은 열심히 ‘영업’을 한 때문에 한국어 능력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고객들 문의전화가 ‘알람시계’   

신현성(사진) 대표를 비롯한 공동 창업자 5명 대부분이 서울에 연고지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돌아가신 신 대표의 할머니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생기는 일도 많았다. 사업 초기 신 대표는 회사의 고객센터 전화를 자신의 집전화로 해놨다. 사무실도 없는 데다가 비용도 줄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새벽 2~3시까지 끊임없이 고객 문의전화가 이어졌고 창업자 5명은 이 전화를 받느라 녹초가 됐다.

“창업 초기엔 하루 3시간 정도만 잤는데요, 이 전화가 알람시계 역할을 했습니다. 새벽 2~3시까지 울리던 전화는 다시 오전 7~8시면 울려대기 시작했거든요. 한국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졸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으니 고객도 매우 당황했을 거예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온라인에서 불특정 타인과 관계를 맺도록 돕는 서비스. 사용자들은 관심사와 정보를 교환한다. SNS는 보통 사용자 프로필·인맥·부가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인 마크 저커버그가 개발해 세계 사용자가 5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과 국내산 ‘싸이월드’ 같은 게 유명하다. 기존의 커뮤니티 사이트가 집단지향적이라면 SNS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최근엔 스마트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SNS 사용도 늘고 있다.

소셜 커머스

SNS를 활용한 박리다매 형식의 ‘공동구매’를 말한다. 미국에서 생긴 ‘그루폰’ 같은 게 유명하다. 다양한 판매 카테고리마다 하루 상품 1개를 파격적 가격으로 판매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일정한 사람이 모여야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구매 희망자들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퍼뜨린다. 국내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비스 업체와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그루폰

티켓몬스터가 벤치마킹한 온라인 쿠폰업체 그루폰은 요즘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창업 기업으로 꼽힌다. 서비스 시작 2년여 만에 미국 내 375개 도시, 세계 35개국에 회원 5000만 명을 확보했다. 그루폰의 위력은 쏟아지는 ‘구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거액의 인수 제안 스토리가 연일 세계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야후가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그루폰을 사겠다고 제안했다. 11월 말에는 구글이 그 두 배인 60억 달러를 불렀다. 그루폰은 사흘 생각해 보고 거절했다. 그러다 지난 10일 9억5000만 달러(약 1조7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 자금을 발판으로 인도·남아공·이스라엘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창업자인 앤드루 메이슨(30·사진)은 시카고대에서 공공정책 석사 과정을 하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첫 아이디어는 수포로 돌아갔다. 기업이나 정책에 항의하거나 기금 모금운동 같은 캠페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웹사이트였다. 일정 수 이상이 참여의사를 밝히면 해당 캠페인이 공식화된다는 원리다. 이 사이트는 끝내 빛을 보지 못했지만 그루폰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개념이 복잡하고 추상적이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광범위하면서 추상적인 캠페인의 범위를 생활 서비스 할인으로 좁혔다. 그룹(Group)+쿠폰(Coupon)의 합성어를 사명으로 정했다 2008년 10월 회사가 입주해 있던 시카고의 건물 1층에 있는 식당의 ‘피자 반값’ 쿠폰을 판매하면서 그루폰이 탄생했다. 식당·미용·공연 같은 서비스가 주 업종이다.

 메이슨은 “전자상거래의 등장으로 우리가 물건을 사는 방식이 바뀌었듯, 그루폰으로 우리 동네 가게를 이용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3억5000만 달러(약 4000억원)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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