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괴롭히기 위험수위'

중앙일보

입력

최근까지 각 방송사는 연예인의 번지점프나 공포체험 등을 보여주는 쇼 프로그램을 방송해왔다.

이처럼 연예인을 괴롭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려는 '가학성 프로그램' 에 대한 본격 논의가 이뤄진다.

한국방송비평회(회장 최창섭) 가 4일 오후 1시 서강대 산업문제연구소 2층 세미나실에서 갖는 '한국 방송의 가학성 프로그램에 관한 실태와 문제점' 이 그것.

이날 발제자로 나서는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이유경 간사는 '가학성 프로그램의 실태와 문제점' 이라는 글을 통해 공포 체험.위험한 레포츠.몰래 카메라 같은 방송사의 가학성 프로그램은 출연자를 공포심에 떨거나 고통스러워하게 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억지 웃음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의 한 코너였던 '공포체험 119' 에서 작곡가 주영훈씨가 낙하훈련을 받지 않겠다고 울먹이는 모습을 몇 시간씩 방영한 것이나 SBS '기쁜 우리 토요일' 에서 방송했던 몰래카메라 코너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이같은 가학성 프로는 "기획력보다는 몇몇 스타에 의존하며 '몸으로 때우기' 를 강조하는 방송풍토에서 비롯된다" 며 "제작진이 우선 '웃기고 보자' 는 결과주의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 김기태(방송평론가.신문방송학 박사) 씨는 '가학문화와 가학성 프로그램' 이라는 글을 통해 "우리 사회에선 언제부턴가 강자가 약자에, 다수가 소수에, 집단이 개인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학문화' 가 형성됐다" 며 "가학성 프로는 가정.학원.사회 등에 구조화된 가학문화가 방송에까지 투영된 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시청률만을 염두에 둔 방송의 가학성 프로는 우리 사회의 가학문화를 더욱 부추긴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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