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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회장 사퇴] 자진사퇴 배경과 대우 앞날

중앙일보

입력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은 채권단에 의한 강제 퇴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에 앞서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金회장은 그동안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지만, 자진 사퇴 또한 없을 것" 이라고 강조해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경영을 맡겨주면 백의종군해 정상화시킨뒤 퇴진하겠다" 고 강조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나 채권단의 입장이 완강한 것을 재확인하고 '퇴진' 을 결심한 것으로 측근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와 채권단 쪽에서는 계속 "실패한 경영진에는 책임을 묻겠다" 는 식으로 金회장에게 압박을 가해왔다.

심지어 실사 결과 숨겨진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다 워크아웃 방안 협의때 金회장과 측근들이 협조를 하지 않았다며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짱을 놓아왔다. 사법처리 가능성 까지 제기됐다.

이처럼 압박이 강해지자 金회장은 지난달 11일부터 지금까지 유럽.중국 등 해외에 장기간 머물면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왔다. 때문에 사퇴 의사까지 해외에서 전화로 전해오는 형태를 취했다.

金회장 근황에 대해 대우 측은 "현재 체류중인 독일에서 특별히 하는 일은 없으며, 언제 귀국할지도 모른다" 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그의 행동에 대해 대우 내부에서 조차 "회사가 이 지경인데 회장이 기약도 없이 해외에 머물고 있느냐" 는 불만이 없진 않았다.

한편 정부와 채권단은 계열사별로 워크아웃 방안이 확정되는대로 새 경영진을 뽑을 예정이다. 일괄 사표를 제출한 사장단은 상당부분 바뀔 예정이며, 나머지 임원들은 채권단의 판단에 따라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우자동차 사장으로는 ▶박태웅 현 부사장 ▶유종열 한국바스프 회장 ▶최명걸 삼신올스테이트생명보험 상임고문(전 대우자동차 사장)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우 건설부문 사장에는 ▶진재순 전 사장 ▶김한종 전 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 ▶장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우 무역부문 사장은 ▶신세길 전 삼성물산 부회장 ▶이필곤 전 서울시부시장이 꼽히고 있다.

대우전자 사장은 ▶배순훈 전 대우전자사장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사장은 ▶김정국 서울지하철 공사 사장 ▶윤영석 한국중공업 사장 등이, 대우중공업 기계부문 사장은 ▶경주현 전 삼성중공업 회장 ▶석진철 폴란드FSO 사장 등이 각각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측에서도 "개인의 능력과 필요성에 따라 재기용 될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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