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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수십만원 ‘커리어 코칭’ 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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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요즘 얼리맘 사이에서는 자녀의 초등학교 취학 전부터 경력을 관리해주는 ‘커리어 코칭(Career Coaching·경력 지도)’이 인기다.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관리로 아이돌 스타를 키워내는 연예 매니지먼트와 유사한 개념이다. 고입·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아이들의 스펙을 일찌감치 꼼꼼히 준비하고자 하는 얼리맘들의 욕구를 파고든 것이다.

치과의사 안모(42·서울 서초동)씨는 2살짜리 늦둥이 아들 준호(가명)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커리어 코칭’을 받고 있다. 안씨는 “영어유치원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 교재 활용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구체적인 것들을 상의한다”며 “고급 정보를 얻으려면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커리어코칭은 관련 컨설팅 업체를 통해 이뤄진다. 연간 회비는 100만원가량이다. 시간당 수십만원을 받는 업체도 있다. 이 업체들은 교사·학원강사 출신이나 사범대학 졸업생을 전문 컨설턴트로 확보하고 있다. 공부 계획은 물론 스펙 쌓기를 위한 각종 체험·봉사활동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주부 고모(42·경기도 분당)씨는 최근 컨설팅을 통해 2019년에 대입을 치러야 하는 딸(초등 3년)의 목표를 서울대 경영대로 잡았다. 이에 따라 현재 4학년 2학기까지 선행학습을 한 수학은 바로 5학년 과정을 시작하고 중학교 수준인 영어는 토플을 치러본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키로 계획을 세웠다. 교외 경시대회도 적극 참가키로 했다. 고씨가 이 같은 3시간짜리 상담 대가로 지불한 돈은 89만원이었다.

 그러나 커리어 코칭 열풍이 사교육비 부담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성삼 건국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수준 높은 교육을 원하는 고학력 엄마들의 욕구가 자연스레 반영된 현상이지만 교육정보를 얻는 데 드는 비용을 크게 높이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육팀=강홍준·박수련·박유미·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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