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훈련 몰래 찍은 니혼TV “정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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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니혼TV가 몰래 촬영하고 방영해 물의를 빚은 김연아의 훈련 장면. [인터넷 동영상 캡처]

김연아의 훈련 장면을 몰래 촬영해 방영한 일본 니혼TV가 자신들의 행태에 ‘무리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니치’에 따르면 니혼TV는 “개방된 장소에서 촬영했으므로 취재에 문제가 없었다. 항의를 받은 건 맞지만, 상대방에 설명을 잘해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스포니치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니혼TV는 이미 사태가 다 해결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해석을 곁들였다.

 하루 앞선 28일 일본 스포츠호치·닛칸스포츠·마이니치신문 등 언론은 “니혼TV의 보도 프로그램 ‘반키샤’가 김연아의 훈련 장면을 몰래 촬영, 방송하는 바람에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 스포츠가 니혼TV에 서면 항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김연아가 내년 3월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장에 지장을 받을 경우 모든 책임을 니혼TV 측에 묻겠다”고 한 올댓스포츠 항의 서신도 인용했다.

 니혼TV는 최근 김연아의 훈련 장소인 미국 LA ‘이스트웨스트아이스팰리스’에 잠입, 2층 체력 단련실에서 뜀뛰기와 윗몸일으키기, 스트레칭 중인 김연아의 모습을 망원렌즈로 잡았다. 쇼트·프리 프로그램 완성 후 비공개 훈련을 하던 중 일어난 일이라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파장이 컸다. 일본 네티즌 역시 “올 초 전주 4대륙 대회 당시 한국 팬이 아사다의 호텔 체크인 장면을 찍어 한바탕 논란이 됐는데, 그보다 훨씬 더 심한 짓을 했다. 낯뜨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내 여론까지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니혼TV가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한 셈이다.

 올댓스포츠 구동회 고문은 “니혼TV 측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니혼TV 측 입장을 이해해 준 적도 없다.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팬들 역시 니혼TV의 사실과 다른 해명에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게시판마다 “언제부터 개인이 소유한 아이스링크의 ‘촬영금지’ 구역이 ‘공공장소’가 되었나. 일이 커질 것 같으니 거짓말로 무마하려는 것이다” “예전에 베컴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들켜 쫓겨난 프로그램이라더니 변명도 어이없게 한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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