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젊은작가 대거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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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 미술가들의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한 서구 비엔날레과 차별성을 띠려는 주최측의 의지가 반영돼 본전시 참여작가의 37%에 해당하는 33명이 아시아 작가들로 이뤄진 것.

또 30~40대 작가들이 62명으로 68%를 차지, 2회때(56%) 보다 늘어났다.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오광수 전시총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본전시 '인(人) +간(間) ' 을 구성하는 6개의 주제전에 참가할 작가 명단을 발표했다.

참여 작가는 본전시 90명, 특별전 1백50명. 이중 여성작가 비율이 36%로 97년보다 2배로 증가한 것이 특기할 만한 사실. 작고 작가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도 이색적이다.

각 주제전 커미셔너는 르네 블럭(유럽.아프리카) , 토마스 핀켈펄(북미) , 김유연(중남미) , 타니 아라타(아시아) , 김홍희(한국.오세아니아) , 오광수(특별코너) 씨가 맡고 있다.

미술계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국내 참여 작가로는 김호석.강운.윤석남.임영선.김태곤.홍성담.권소원.바이런 김.이순주씨 등 9명이 선정됐다.

김호석(42) 씨는 성철스님 다비식 장면을 묘사한 '그날의 화엄' 으로 차세대 한국화단을 이끌어갈 유망주로 떠오른 인물. 금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 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석남(60) 씨는 국내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 격으로 최근 목재와 구슬을 이용하는 조각 작품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모란미술대상을 받은 신예 김태곤(33) 씨는 실과 형광물질을 써 환상의 공간을 연출하는 설치 작업으로 평단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가다.

'인권화가' 로 잘 알려진 홍성담(44) 씨는 이번 행사에서 걸개 그림과 비디오 모니터를 조합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제적 지명도 높은 인기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던 97년과 달리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인물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인 신디 셔먼이 1차 선정에 포함됐다 최종에서 빠졌다. 반면 제 4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국제상을 받으며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이란의 슈린 네샤트는 커미셔너 세 사람이 동시에 욕심을 내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독일 카셀현대미술관장인 르네 블럭이 맡은 유럽.아프리카전 역시 덴마크.핀란드.스웨덴 등 생소한 북구 작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특별전으로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 (커미셔너 윤진섭) '예술과 인권' (하리우 이치로) '북한미술의 어제와 오늘' (유재길.김찬동) '인간의 숲 회화의 숲' (오세권.김성희) 등이 마련됐으며, 이중 '인간과 성' (마리-로르 베르나닥.서정걸) 에서는 뉴욕에 거주 중인 '보따리' 설치미술가 김수자(42) 씨가 신작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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