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138개 사업 상당수 개발 포기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국 138개 신규 사업가운데 신도시 및 택지 개발, 도시 개발,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상당수를 시행자 변경, 각종 지구 해제, 지구 지정 제안 철회 등을 통해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다.

이미 30여개 지구에서 사업 규모 조정, 사업 방식 변경, 지구 지정 제안 철회 등의 협의 절차가 마무리됐거나 상당히 진행됐다고 29일 밝혔다.

나머지 지구도 조정 원칙과 기준에 따라 주민 협의 등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LH는 29일 사업장 재조정 방안과 내부 자구책 등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부채 118조원, 금융부채 84조원, 하루 이자 100억원이라는 재정난을 극복해 2014년부터 사업수지를 흑자로 만든 뒤 150조원 이상으로 올라갈 금융부채의 절대 규모도 2017년부터 줄여나가기로 했다.

반면 개별 사업장에 대한 재조정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아직 보상에 착수하지 않은 138개 지구(사업비 143조원, 195.6㎢)에 대해서는 수요와 사업성, 공익성 등을 감안해 무주택 서민 주거안정이나 국가균형 발전 등 주요 정책사업만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보금자리주택, 세종시, 혁신도시 등은 공공기관 이전과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하되, 수요를 고려해 추진하고 다른 사업은 여러 대안을 놓고 주민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비 규모가 가장 큰 보금자리주택지구 16곳(54조2000억원) 중 일부지구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사업시행자를 변경하고 신도시 개발(4곳, 21조원), 택지 개발(23곳, 19조7000억원), 도시개발(13곳, 13조3000억원) 등도 상당수는 시행자를 바꾸거나 사업을 재검토하거나 지구 지정 제안을 철회하는 등 사업에서 손을 뗄 예정이다.

경제자유구역 7곳(13조3000억원) 가운데 LH가 사업자인 진해마천은 전날 지식경제부가 구역에서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함으로써 자연적으로 손을 떼게 됐고, 나머지도 시행자 변경을 요청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관련 부처나 지자체, 주민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정확하게 몇 개 지구의 사업을 포기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사업 진행 중인 276개 지구는 공정률 등 조정

보상에 들어가 사업이 진행되는 276개 지구(282조원, 397.8㎢)도 착공한 212곳(189조5000억원, 302㎢)은 사업을 계속하되 공정률 조정, 부담금 등 납부 시기 조정 등을 통해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다.

보상만 하고 조성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64개 지구(93조원, 96㎢)도 분할 착공, 착공 연기, 개발방향 재검토 등 조정 대상에 포함했다.

LH는 자구책으로 전체 인력 7천367명의 25%가량인 1천767명을 2012년까지 감축하고 내년 임직원 임금을 10% 반납하는 한편 1급 98명(98%), 2급 70%(386명) 등 부장급 이상 간부 74%를 교체하기로 했다.

`10만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비리 연루자는 즉시 퇴출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감찰단과 지방감찰분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중대형 분양주택 건설은 민간에 맡기고 집단에너지시설 3곳도 팔아 7000억여원을 회수하며 출자회사인 한국건설관리공사, 한국토지신탁의 지분도 매각하는 한편 미매각 토지·주택(28조6000억원)도 전사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원가 절감을 위해 276개 지구에서 20건의 개선 대책을 마련해 사업비의 10%인 18조원을 아끼고, 무상 제공하는 학교용지와 시설, 지자체의 과도한 간선시설 요구도 정부와 협의해 조정할 방침이다.

모든 인력을 동원해 미매각 토지·주택 28조6000억원, 중복 사옥 8000억원, 분양주택용지 등 매각 가능한 자산도 팔기로 했다.

LH는 이를 통해 올해 말 현재 100조원으로 추산되는 금융부채가 2016년 153조원까지 늘어난 뒤 점차 줄고, 부채비율도 올해 435%에서 2013년 466%로 정점을 찍고나서 2018년 349%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도 LH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 학교용지 및 기반시설 부담 완화 등을 놓고 협의 중이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