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 흥행 보증수표 걸그룹, 신한류 K-POP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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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 대중문화계는 아이돌의 판이었다. 각종 가요 차트의 상위권은 늘 아이돌의 몫이었다. 드라마·예능에선 아이돌이 시청률의 보증 수표로 통했고,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에서도 섭외 ‘0순위’는 아이돌이었다. 가요계는 물론 방송계·공연계까지 죄다 아이돌이 장악한 셈이다. 특히 두드러진 건 걸그룹의 활약이었다. 동방신기 해체와 2PM 재범의 탈퇴 등으로 남성그룹이 주춤한 사이, 소녀시대·카라·포미닛 등 걸그룹이 한 발짝 더 도약했다. 이들은 주요 소비계층인 30~40대 남성까지 팬으로 끌어들이면서 대중음악 시장의 폭을 넓혔다.

 대중문화 전반을 장학한 아이돌은 우리 시대의 주요한 경제·문화 이슈로 떠올랐다. 산업적으로는 수출 시장이 확장된 한 해였다. 국내에서 발화된 걸그룹 열풍이 올 상반기부터 일본·동남아 등으로 번져갔다.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녀시대의 첫 쇼케이스엔 2만2000여 명의 일본 팬이 몰렸고, 데뷔 한 달여 만에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다. 소녀시대보다 한 달 앞서 데뷔한 카라도 오리콘 차트 2위에 오르며 인기를 이어갔다.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두 그룹이 한 해 동안 일본에서 벌어들인 수입이 21억엔(약 3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 ‘소비’를 증진시켰다면, 문화적 측면에선 ‘소통’에 기여한 바가 크다. 아이돌 그룹은 K-POP이 중심이 된 ‘신한류’를 주도하면서 우리 대중문화의 세계적 소통을 이끌었다. 실제 아시아는 물론 북미·유럽 등에서도 K-POP 팬이 늘고 있다. 이달 초 열렸던 ‘골든디스크 시상식’엔 전세계에서 70만 명이 넘는 팬들이 인기투표에 참여해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 진출을 실감케 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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