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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인디 음악과 팝아트가 만나니, 음악 안에 그림 있고 그림 안엔 음악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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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내년 2월 20일까지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레이블 마켓’에 출품된 팝아티스트 전용석의 작품이다. 인디 록밴드 ‘게이트플라워즈’의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상상마당 제공]

한 귀퉁이에 작은 레코드판이 돌고 있다. 레코드판은 손톱만한데, 거기서 솟구치는 음악이 사람들의 혼을 빼앗는다. 그래서일까. 그림 속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이 퀭하다. 몸짓도 얼굴짓도 제 각각이다. 이곳에서 음악이란, 그저 자유로운 소리들의 축제이다. 그림엔 친절하게도 ‘JAM(즉흥연주)’이란 타이틀이 또렷하다. 밴드의 연주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모습이다.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열리고 있는 ‘레이블 마켓’에 출품된 팝아티스트 전용석의 ‘게이트플라워즈’다. 같은 이름을 지닌 인디밴드의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게이트플라워즈는 강렬한 록 음악을 주로 선보여온 밴드. 밴드의 음악 색깔만큼이나 자유분방한 그림이 완성됐다.

 레이블 마켓은 상상마당이 인디 음악의 활성화를 위해 4년째 펼치고 있는 음악 장터다. 올해엔 홍익대 주변 인디 레이블(음반사) 67곳이 참가했다. 인디 무대에서 음악성은 인정받았지만, 아직까지 대중과 만날 기회가 적었던 1000여 종의 음반이 선보인다.

 특히 올해엔 인디 음악과 미술의 만남이 관심을 끈다. 개별 인디밴드의 음악을 그림·캐릭터·비디오 아트 등으로 표현한 작품 8점이 함께 전시된다. 김기조(‘브로콜리너마저’)·정유정(‘메리제인’)·SSBA(‘킹스턴루디스카’)·전용석(‘게이트플라워즈’)·ZAVAC(‘가을방학’)·MKisVandal(‘더라이엇츠’)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갤럭시익스프레스’의 보컬 이주현과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보컬 조까를로스(조문기)는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그림으로 표현했다.

 상상마당 3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인디 음악과 미술의 교감을 목격한다면, ‘시 안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는 소동파의 말을 비틀고 싶어질 게다. ‘음악 안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음악이 있다’라고.

 레이블 마켓은 내년 2월20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금·토·일요일에는 마켓에 참여한 밴드들이 전시장에서 소규모 어쿠스틱 공연도 펼친다. 02-330-6225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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