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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새해 건강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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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을 교정하는데도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새해 각오를 다져보자. [게티이미지]


새해에도 가장 큰 소망은 건강이다. 건강은 올바른 생활습관에서 나온다. 고혈압·당뇨병·뇌졸중· 암 등 대부분의 질환은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 만병의 원인인 나쁜 습관만 개선해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2011년을 일주일 앞둔 지금, 생활습관 바꾸기가 또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혈관 질환, 유전보다 생활습관이 좌우

건강을 결정짓는 요인의 70%는 흡연·과음·과식·운동부족·스트레스·불규칙한 수면 등 평소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의사들도 환자의 생활습관 바꾸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고혈압학회, 대한수면의학회 등은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지역별 무료강좌와 책자 등을 통해 관련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아무리 약을 잘 복용해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고는 원래의 건강상태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협회는 지난달 열린 연례회의에서 성명서를 통해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지만 환자가 실천하기 쉽지 않은 데다 의사도 충분한 조언을 못하고 있다”며 “동기부여와 목표설정, 추적관찰 등 의료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건강한 신체를 타고나도 담배 한 개비, 소주 한 잔, 폭식 한 끼가 쌓여 생명을 위협한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34~59세 건강한 중년여성 7만7782명을 24년간 추적한 결과, 흡연·음주·과체중·운동부족·잘못된 식생활 등 다섯 가지 나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암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았다(영국의학저널 2008년). 전체 사망자 8882명 중 28%는 흡연, 나머지 55%는 과체중과 운동부족 등의 위험요인으로 사망했다.

 반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질병위험과 의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미국 노스웨스턴의대 연구팀은 18~30세 2336명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을 20년간 추적 조사해 지난달 미국심장협회에 발표했다. 그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적게 마시며, 체중을 조절하고, 신체활동이 활발하며, 바람직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등 다섯 가지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한 사람은 심장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60%나 낮았다. 하지만 네 가지만을 지킨 사람은 37%, 세 가지를 지킨 사람은 30%, 두 가지를 지킨 사람은 17%로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은 점차 높아졌다.

금연·금주 등 좋은 습관 유지 땐 질병 급감

이 대학 연구팀은 또 1만6455명의 40~50세 중년을 대상으로 3대에 걸친 가족력을 분석해 심혈관질환 발병에는 유전보다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는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금연, 운동, 건강한 식생활, 적정체중 유지 등 네 가지 건강습관을 지킨 사람이 하나도 지키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질병 발병률이 당뇨병 93%, 심근경색증 81%, 뇌졸중 50%, 암 36%가 낮았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다섯 가지 중 좋은 생활습관이 한 가지씩 늘어날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11%씩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관리에 소홀해 이미 질병에 걸렸거나 나이가 많더라도 늦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팀이 2005년 이상지혈증 환자 245명을 대상으로 지방섭취 감소, 유산소운동, 정상체중 유지 등 좋은 생활습관을 갖게 한 결과, 10명 중 4명은 약을 먹지 않아도 증상이 개선됐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한 65~91세 641명을 대상으로 영양가 있는 음식과 가벼운 운동을 시켰더니 1년 후 신체기능 저하 즉, 노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

일기 쓰듯 매일 식사·운동 기록을

문제는 버릇처럼 자리를 잡은 나쁜 생활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변화에는 상당한 실천의지가 필요하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설날·생일·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계기를 통해 변화를 시도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며 “계획을 미리 세우고, 건강일기와 주변 사람과의 약속 등 실천 의지를 돋우는 여러 장치를 만들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새해 건강목표를 성공시키려면 첫째, 자신의 몸 상태를 측정하고 문제점을 찾는다. 체중과 허리둘레·혈압·혈당 등을 재거나 묵혀뒀던 건강검진 결과를 꺼내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확인한다. 둘째, 목표를 세우고 실천계획을 짠다. 3개월 안에 5㎏를 줄이는 게 목표라면 주 3회 공원을 1시간씩 걷고, 간식을 하지 않겠다는 식의 구체적 실천방법을 만든다. 셋째,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오늘 몸무게는 얼마인지 등 자신의 일상생활을 상세히 기록한다. 1개월마다 변화를 확인해 그래프를 그려도 좋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는 “또다시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실수라고 생각하며 목표한 것이 완전히 개선될 때까지 계속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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