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값 미국서 반 토막 … 비관 전망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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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할리우드 공상과학 영화 ‘아바타’의 폭발적 흥행 이후 TV 시장의 총아로 떠올랐던 3D(3차원) TV가 예상보다 부진하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값이 뚝뚝 떨어지고 비관적 시장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4분기 북미지역에서 40∼44인치(102~112㎝) 크기의 1080HD(고화질) 액정화면(LCD) TV의 판매가는 평균 684달러(79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9달러보다 떨어졌다. 3D TV의 낙폭은 이보다 훨씬 커서 삼성전자의 첫 모델이 3월 나온 이후 평균 40∼50%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7월 3D TV의 올해 판매 비중을 평판TV 전체의 5%로 전망했지만 올 10월에는 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325만 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소비자들이 3D TV를 너무 비싸게 여기는 데다 특수안경을 쓰고 보는 것을 불편해하는 점’ 등을 3D TV 시장 위축 요인으로 분석했다. 3D TV용 콘텐트가 충분치 않은 것도 단점으로 꼽았다.

 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그레이 리서치담당 이사는 WSJ을 통해 “3D TV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와 수요를 업계가 과도하게 추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3D TV 시장은 삼성전자가 독보적이다. 3분기 미국시장에서 팔린 3D TV 5대 가운데 4대가 삼성 브랜드였다. 시장점유율 82%로 2위 일본 파나소닉(9%)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에 대해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25일 성탄절 시즌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각종 판촉행사를 통해 판매가를 경쟁적으로 내려 채산성은 좀 떨어지겠지만, 올해 200만 대 글로벌 판매 목표는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필름을 이용한 편광안경 방식 3D TV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해 삼성과 소니가 주도해 온 세계 3D TV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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