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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커런츠 기자회견2 및 관객과의 대화

중앙일보

입력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기자회견2'가 18일 오전 11시 부산 피닉스 호텔에서 열렸다. 뉴 커런츠 부문에서는 10개 국가의 12편 작품이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놓고 경합하게 된다. 이번 회견에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의 전수일 감독(한국), 〈남남여여〉의 류 빙지엔 감독(중국), 〈추방자〉의 린톤 세마쥬 감독(스리랑카), 〈스리〉의 마르셀리 수마르노 감독(인도네시아) 이 참석했다.

다음은 작품의 간략한 소개와 감독들의 질의응답 내용

짐룬- 류빙지엔 감독에게 묻는다. 중국내에서 성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검열 등의 측면에서 관대한 편인가?

류 - 중국서도 동성애는 민감한 소재이지만 금지하는 정도는 아니다. 나의 영화에 대해 '동성연애'를 다루었다는 것에만 관심을 갖지 않아 주었으면 한다. 〈남남여여〉는 동성연애 영화가 아니라 그를 통해 불확실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인간관계를 반추해보고자 제작된 영화이다.

질문 - (류빙지엔 감독에게) 제작과정 상의 어려운 점은?

류 - 우선 소재 등의 이유로 주위의 이해를 얻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배우들이 대부분 비직업배우라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었다.

질문 - (수마르노 감독)〈스리〉는 유난히 제작과정이 길었다.

수마 - 1997년에 제작을 시작해서 인도네시아의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으로 1999년에야 완성되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영화계도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작품 이야기로 돌아가면 내 주변 이야기로 전개가 된 이 작품은 남편의 죽음이라는 슬픔을 극복해나가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통해 죽음을 또 다시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기서 인도네시아의 전통인 인형극 '와양'을 많이 사용했는데 개인적으로 내 작품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인형극에 많은 관심이 생겼기를 바란다.

질문 - (전수일 감독) 영화제작을 사재를 들여가며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식의 제작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전 - 물론 한계가 있다. 미약한 가능성을 보고 무리해서 진행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영화제작이나 배급 등에 있어 다양성이 아쉽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질문 - (린톤 감독) 배우활동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기와 연출 사이의 어려운 점은?

린톤 - 영화연출에 있어 어려운 점은 우선 경제적인 문제이고 그 다음은 행정, 정책 등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배우이기도 하여서인지, 가능성이라는 것을 믿어서 연출작에 대해서는 신인들을 많이 기용하는 편이다.

질문 - (류 빙지엔) 왜 하필 동성연애를 소재로 했는가?

류 - 중국은 지금 개방이후 상당히 급변하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소재가 쏟아져 오고 동성연애도 그 숱한 소재들 중 하나일 뿐이다. 소재선정으로 1년을 고민을 했었다. 다소 충격적이기도 보이겠지만 동성연애는 중국 내에서도 희귀한 것만은 아니다. 이미 6,7천만의 동성연애자가 중국에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욕망하지만 드러내지 못하는 그런 것을 영화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소개 및 관객과의 대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영화과 교수 김은 날아다니는 새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픈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꿈과 현실과의 괴리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좌절한다. 불륜관계인 영희와의 불확실한 미래, 뜻대로 되지 않는 학생들의 지도 등은 그가 꿈꾸어 오는 이상에서 점점 더 그를 벗어나게 할 뿐이다.

17일 부산극장에서 전수일 감독, 주연인 설경구씨가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되었다. 부산이 낳은 감독의 작품인만큼 많은 질문과 성실한 답변이 오고 갔다. 주로 작중 주인공과 감독의 유사한 상황에 착안하여 자전적 얘기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으며 감독 및 주연배우의 영화관 등에 대한 질의도 계속해서 나왔다.

▶남남여여

베이징에 상경해서 옷가게에 취업한 샤오보는 여자에게 관심을 느끼지 못한다. 한편 옷가게 여주인 킹지에는 여자 친구인 아멍에게 애정을 느끼고 깊은 관계로 발전해 남편을 떠나기에 이른다. 여주인의 남편에게 능욕을 당해 떠난 샤오보도 친구였던 화장실문화 편집자 총꺼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남남여여'는 17일 부산극장을 꽉 채운 인기를 보여 주기도 했다. 중국본토의 작품이라기에는 충격적인 소재인 동성연애를 다뤘다는 점에 많은 관객들이 관심을 보였다. 관객들의 대화 동안 계속해서, 감독 류 빙지엔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동성연애의 소재를 넘어서서 그 하부에 깔려있는 인간관계의 미묘한 행태의 표현에 주의해 줄 것을 부탁했다.

▶추방자
스리랑카 시골의 작은 마을, 수문지기인 다르마다사는 군인을 남편으로 둔 젊은 유부녀와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불륜이 마을에 알려지자 다르마다사는 가뭄으로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마을사람들의 사정을 외면한 채 수문을 닫아버린다. 물과 자연의 섭리를 거슬리지 말라고 아버지는 충고하지만 다르마다사는 마을사람들의 이중성을 탓하고... 마을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결국 아들을 잃고 자신도 자살을 택한다.

스리랑카 영화를 접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 17일 부산극장에서 가진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주로 스리랑카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질문과 영화속에 그려져 있는 인간관과 세계관이 스리랑카 문화와 어떻게 접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었다.

▶스리
나이 든 자바의 귀족 헨드로와 결혼한 젊은 처녀 스리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영화. 헨드로가 병에 걸려 죽음에 임박하자 스리는 남편의 죽음을 조금이라도 늦추기위해 죽음의 신인 야마디파티를 설득한다. 스리의 애원과 노력으로 헨드로의 목숨은 점점 연장되고, 죽음의 신은 스리를 시험에 들게 한다. 어느날 밤 죽음의 신이 헨드로를 데려가려는 순간, 스리는 시간을 벌기위해 죽음의 신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초대하고 둘이 오랜 시간동안 춤을 추는 사이 헨드로는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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