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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한인 남성 연쇄 총격…2명 사망

미주중앙

입력

19일 오전 5시쯤 LA한인타운 11가와 아이롤로 인근 주택가에서 40대 한인 남성이 50대 한인에게 총격을 가한 뒤 인근 도로에서 자살했다. 범인은 이에 앞서 새벽 3시30분쯤 애나하임 한 아파트에서 또다른 50대 한인 남성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올림픽경찰서 수사요원들이 아이롤로 사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박요한 기자

50대 한인 남성이 LA남부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 지역서 전처의 동거남을 살해하고 LA한인타운으로 이동 또다른 50대 한인 남성에게 총격을 가한 후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LAPD 올림픽경찰서와 애너하임 경찰 합동조사팀은 19일 오전 4시쯤 최영무(54)씨가 전처 박모씨의 거주지인 애너하임의 5번 프리웨이 인근 웨스트길 선상 1100번지 아파트를 찾아가 박씨와 동거중인 최모(55)씨와 심한 다툼을 벌이다 수 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전처 박씨는 현장에서 탈출 목숨을 구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수 발의 총격을 받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오전 5시쯤 숨졌다.

이웃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자인 최씨는 약 열흘 전 해당 아파트를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는 등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치정에 따른 사건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범행 용의자 최영무씨는 이후 현장에서 도주해 35마일 떨어진 LA한인타운으로 이동 11가와 아이롤로 한 주택에 거주하는 최익철(58)씨에게 또다시 수 발의 총격을 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 전 이들은 문 앞에서 말다툼을 벌었으며 용의자는 최씨의 얼굴을 향해 총을 쐈다.

이 두사람은 8000여 달러의 채무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경찰서 관계자는 “총격에 부상을 당한 피해자 최씨는 피를 흘린 채 12가 쪽으로 50여 미터를 도망쳤으며 집에 있던 그의 아들도 달아났다”며 “범인 최씨는 뒤를 쫓았고 12가와 아이롤로 코너에서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동한 경찰이 사건 현장으로 가는 도중 총소리를 들었으며 현장 도착 시엔 범행 용의자는 이미 숨져 있었다”며 “범행 용의자가 경찰의 사이렌 소리를 듣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입 부분에 총상을 입은 피해자 최익철씨는 중태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한인타운서 총격을 당한 최씨는 LA다운타운에서 리커 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합동조사팀 측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범행 용의자 최씨는 한인타운 피해자 최 씨와 수년동안 친구로 알고 지내 왔으나 1년 전 쯤 다퉜다”며 “이 다툼이 이번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건 이모저모>

○…애너하임 총격 살해 사건 현장 인근 주민들은 피해자 최모씨가 3년 전 이사했으며 주민들과 특별한 왕래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파트 입주자 대부분 타인종들이다. 이웃인 베트남계 존 통씨는 “어제 밤 1시쯤 싸움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여자 목소리가 나는 것을 봐서는 부부싸움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총격 사건은 3시간여가 흐른 4시쯤이었다. 또다른 이웃인 토마스 힝크씨는 “일주일전에 한 남자가 찾아와 큰 백에 짐을 옮겼다”며 “당시 그 남성과 숨진 최모씨가 심한 다툼을 한 적 있다 그 때 싸운 남성이 총격을 가한 남성이 아니겠냐”고 조심스럽게 추정했다. 아파트 매니저 톰 딤씨는 “숨진 최씨는 매우 조용한 입주자였으며 한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총격 살해 사건 현장 주변은 19일 오전 5시30분부터 약 6시간 동안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금지됐다. 올림픽 경찰서 살인과 존 스택스 형사를 비롯한 10여 명의 수사진은 현장 수사를 진행하며 총상을 당한 최씨의 가족들을 인터뷰를 실시했고 최씨의 집에서 증거를 수집했다.

다운타운서 리커스토어 운영

○…지인들에 따르면 한인타운서 총격을 당한 최씨는 LA다운타운에서 리커 스토어를 운영했으며 하숙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씨는 할리 데이비슨 매니아로 자신의 오토바이에 독도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독도’ 홍보에도 앞장서 왔으며 지난 2006년 한국에서 독도 홍보차 LA에 온 대학생들의 모임인 ‘독도 라이더’를 도와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좋은 일 자꾸 생겨 걱정”

○…비오는 주일 새벽 발생한 이번 한인타운 총격 사건으로 이웃 주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이 지역은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LAPD·이민세관단속국(ICE)·연방수사국(FBI) 등이 합동 수사를 펼쳐 불법 매춘 혐의 등으로 한인 남성 2명과 한인 여성 4명 등 총 7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 이웃 주민은 “여러차례 총격 소리를 들었다”며 “자꾸 안좋은 일들만 생겨 걱정이다”고 말했다.

LA지사=황준민.문진호.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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