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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 오르고 … 대출 규모도 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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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새로 대출을 받은 사람과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쓰던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되는 대출금리가 올랐고, 최근엔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받는 고정형 대출상품의 금리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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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금리 상승 계속될 듯=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주 국민은행의 3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2~6.42%로 지난주보다 0.16%포인트 올랐다. 이 은행의 고정형 대출금리는 2주 연속 상승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20일 현재 6~7.5%로 지난 주말보다 0.21%포인트 인상됐다. 신한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연 5.01~5.71%로 1주일 전보다 0.2%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은 4.97~5.99%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 단위로 고시되는 신규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도 올랐다. 국민은행의 코픽스(신규) 대출금리는 19일 기준 연 3.85~5.25%로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 인상됐다. 우리·신한·하나은행도 대출금리를 각각 0.09%포인트 올렸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시중금리의 상승세를 반영한 것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유통수익률)는 지난 6일 연 3.11%였지만, 17일에는 3.36%로 올랐다. 3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는 같은 기간 연 3.58%에서 3.9%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물가상승 우려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대출 규모도 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81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증가 폭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던 지난해 7월의 3조4000억원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다. 문제는 앞으로도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예상돼 현재 3%대 초반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대 후반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정지만 교수는 “전체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보긴 이르지만 경기가 회복된다는 기대가 생기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오를 수 있는 만큼 가계나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원배·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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