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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영화, 해외 공동제작 협정 결여로 난항

중앙일보

입력

부산 국제영화제가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을 통해아시아 감독들과 해외 제작자들간의 공동제작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한국 감독들은 외국과의 공동제작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PP에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라는 프로젝트를 출품한 영화세상의 안동규대표는 18일 "해외 투자자들과의 상담 시 `한국과 공동제작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제작비를 대기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캐나다의 시네마 에스페란카 인터내셔날, 프랑스의 아트캠 인터내셔날, 필름 드 로브저배트와 등이 한국과의 공동제작 협정 미체결 문제를 걸림돌로 집중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재수의 난〉을 프랑스와 공동제작한 박광수 감독도 "한.불 양국간의공동제작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로부터 2억2천만원의투자를 유치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며 "결국 우여곡절 끝에 공동제작 지원금이 아닌감독에 대한 지원금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은 "이미 〈이재수의 난〉 때 이러한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불구하고 문화부는 영화진흥위원회가 할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고, 영진위는 국가간의 협정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서로 떠넘겨왔다"고 지적했다.

해외 제작자들이 공동제작 협정을 선호하는 이유는 협정이 체결된 나라들끼리영화를 공동제작하면 각각 `자국 영화'로 인정받아 세제 혜택은 물론 공익 기금을지원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동제작은 또 감독 입장에서는 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제작자 입장에서는흥행에 대한 부담을 나눌 수 있어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블록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의 영화 제작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방식이다.

현재 프랑스는 25개국과, 독일은 15개국, 영국은 9개국과 이러한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PP의 경우는 프랑스의 카날 플뤼스, 유럽영화진흥기구(EFP) 등 유럽의 제작자들과 투자 기금 운영자들이 많이 참석하고 있는 데다 한국 프로젝트들의 규모도소액 투자를 위주로 하는 유럽 제작자들의 성향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공동제작 협정은 필수적이라고 영화인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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