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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공정 62% … 내년 10월 여객선 오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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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내년 10월부터 선박이 항해하게 될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의 모습. 이 수로는 한강에서 서해까지 총 길이가 18㎞에 폭 80m, 수심 6.3m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14일 낮 인천 서구 오류동의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건설 현장. 이 터미널은 한강 쪽의 김포터미널과 함께 경인항(港)으로 이름 지어진 경인아라뱃길의 주요 항구다. 맨 먼저 완공된 배수문운영센터 옥상에 오르니 영종대교와 영종도·강화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영종대교 아래로부터 인천터미널 서해갑문까지의 바다에는 대형 준설선들이 굉음을 울리며 작업하고 있다. 내년 10월 아라뱃길이 열리면 하천·바다 겸용의 여객선과 화물선이 드나들 수 있도록 뱃길을 넓히는 작업이다.

 인천터미널에는 2개 선석의 여객부두를 비롯, 자동차·컨테이너 부두 등 모두 12개 선석의 부두가 건설된다. 바다와 접한 곳에서는 폭 28.5m짜리 갑문 2개의 공사가 한창이다. 경인항건설단의 노희수 부장은 “갑문 옆에는 7층 높이의 서해갑문통제소가 세워져 아라뱃길을 오가는 선박의 길 안내를 맡게 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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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초의 운하가 될 경인아라뱃길이 제 모습을 드러내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내년 10월이면 경인항이 개항돼 한강과 서해를 잇는 내륙 뱃길에서 뱃고동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와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한강과 서해, 아라뱃길을 연결하는 다양한 항로의 여객 유람선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인천권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덕적도와 이작도, 한국 최초의 등대가 서 있는 팔미도를 운항하는 연안 1일 크루즈 항로가 만들어진다. 크루즈 승객은 갑문과 친수경관 등 뱃길을 체험하고 영종대교·인천대교와 서해 섬 관광, 불꽃쇼·마술쇼 관람 등의 이벤트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인천에서 82㎞ 떨어진 덕적도는 지난해 2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에서 15.7㎞ 떨어진 팔미도에도 지난해 18만 명이 방문했다. 인천의 유일한 오지 섬으로 30여 명이 살고 있는 세어도에도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항하는 여객 항로가 만들어진다. 현재는 하루 한 차례 운항하는 행정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이밖에 한강 여의도에서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인천을 오가는 여객 유람선 5척도 취항한다.

 김포터미널을 출항해 서해로 빠져 나간 하천·바다 겸용의 선박들은 멀리 상하이·칭다오까지 오갈 전망이다. 아라뱃길을 다닐 선박은 길이 135m, 폭 16m의 R/S-2급으로 해양 선박보다 마스트 높이가 크게 낮다.

 지난해 6월 착공된 경인아라뱃길은 현재 6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강과 서해 쪽에 터미널을 조성하고 굴포천을 주운수로로 정비하는 공사가 전 구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한강과 굴포천 접속부를 잇는 연결수로 굴착 공사도 내년 여름까지는 마무리돼 한강과 서해가 통하게 된다.

 인천터미널 남측에서는 인공섬 조성 공사도 본 궤도에 올랐다. ‘섬마을 테마파크’로 명명된 이 인공섬에는 여객부두와 편의시설 및 수상무대·염생습지원 등의 친수(親水)레저단지가 조성된다.

 인천터미널을 떠나 한강 방향으로 수로를 거슬러 올라 가니 중앙 임시전망대가 나타났다. 이곳에 오르니 아치형 교량인 목상교와 시천교·다남교·귤현교 등의 아라뱃길 횡단교량 건설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강에서 서해까지 모두 15개에 이르는 이들 횡단교량은 선박 통행이 원활하도록 뱃길 수면에서 18m 위로 지나도록 설계됐다.

 다리 아래로는 이제는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로 바뀐 옛 굴포천이 겨울 하늘을 비추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굴포천(掘浦川)이라는 이름은 고려 때부터 시도된 운하 건설에서 비롯됐다. 아라뱃길 공사 이전에는 단순히 홍수방지를 위한 방수로로 파헤쳐진 모습이었으나 이제는 유럽·중국 등에서 볼 수 있는 운하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이 주운수로는 한강에서 서해까지 모두 18㎞로 폭 80m에 수심이 6.3m다. 아라뱃길 공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 김현철 팀장은 “굴포천 방수로의 바닥을 1.6m 정도 더 굴착해 선박운항이 가능한 수심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주운수로의 양측 호안은 돌을 쌓아 올려 가지런하게 정비했다. 석축 호안 위쪽(해발 표고 4m 이상)으로는 잔디 등 초화원을 조성해 겨울인데도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주운수로 양측으로는 2차로의 경관도로(파크웨이)와 총 길이 36㎞의 자전거 도로가 물길을 따라 조성돼 있다. 아라뱃길 자전거 도로는 한강변 자전거 도로와 연결돼 서울 도심에서 서해까지 막힘 없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경인아라뱃길 주변으로는 관광·레저를 위한 수변공간인 ‘수향 8경’이 조성된다. 제1경 서해, 제2경 섬마을 테마파크, 제3경 시천교워터프론트, 제4경 리버사이드파크, 제5경 만경원, 제6경 두물머리생태공원, 제7경 김포터미널, 제8경 한강 등이다.

인천=정기환·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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