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정시 지원, 표준점수 차 큰 수리 중심으로 계획 세워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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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능성적이 발표됐다. 17일부터는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수능 응시 인원이 3만755명 늘었고, 시험난이도까지 상승하면서 정시모집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위권 성적대가 두텁게 형성되면서 중·상위권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한 하향 안전지원 경향이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수능 난이도 상승으로 표준점수 올라

8일 수능성적표를 받아 든 서울 풍문여고 학생이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예상보다 점수가 떨어진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김경록 기자]

언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학생은 403명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1등급 학생 비율(4.98%)은 지난해(4.41%)보다 오히려 늘었다. 1·2등급을 구분하는 원점수가 하락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분포가 다양해지고, 등급컷에 몰린 학생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등급 학생 비율은 감소해 1~2등급대 상위권 학생 비율은 12.8%에서 11.8%로 줄고, 표준점수 최고점과 2등급 컷의 표준점수 차이가 커지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은 높아졌다. 그러나 2등급대 비율 하락으로 3등급대 학생 비율은 늘었다. 4등급대 학생 비율은 줄어든 대신 5등급대 학생 비율은 18.66%에서 21.47%로 크게 늘었다. 언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평균점수가 하락하고, 수험생 분포는 평균점에 밀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리 ‘가’형은 4등급까지 등급 간 구분점수가 지난해에 비해 9~10점 낮아졌다. 평균점수가 하락하면서 표준점수는 큰 폭으로 올랐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만점과 1등급 컷 표준점수가 21점 정도 차이 날 것으로 보여 최상위권 대학과 의치학계열에 지원하는 자연계 학생은 수리 ‘가’형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2등급 컷의 표준점수가 대폭 낮아지면서 만점부터 2등급까지의 표준점수 차이가 커졌다.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상위권 대학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3~4등급대의 중위권 학생들은 1~2문제 차이로 백분위와 등급이 바뀔 것으로 보여 혼전이 예상된다.

수리 ‘나’형은 2등급 이하 학생들의 성적하락이 두드러졌다. 만점부터 2등급 컷까지의 표준점수 차이가 18점까지 벌어지면서 상위권 학생 사이의 변별력이 커졌다. 김 실장은 “1등급부터 2등급 초반까지의 표준점수 차이와 2등급 후반 이하의 표준점수 차이가 커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과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 간 지원자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며 “상위권은 특히 동점자 수까지 파악해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어는 난이도가 지난해 수준이어서 3등급까지의 등급 원점수가 지난해와 비슷했다.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학생은 1383명이었고, 1등급 학생 비율은 4.34%로 낮아졌다. 1~2등급대 상위권 학생 비율은 지난해 11.79%에서 11.32%로 감소했다.

자연계 상위권은 1~2곳 적정 지원 바람직

지난해에는 언어·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 사이에 변별력이 크지 않았다. 또 수리 표준점수의 최고점도 낮았다. 그러나 올해는 모든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면서 언어·수리·외국어영역 모두 1등급과 2등급의 표준점수 차이가 커졌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지원대학 판단에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올해는 수리 ‘가’형을 중심으로 수리영역 표준점수 상승이 두드러져 수리영역 점수를 토대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어영역의 표준점수도 지난해보다 6점 정도 올랐지만, 상위권 대학은 수리영역 성적에 의해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능 응시 인원이 늘고,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모집인원을 줄이면서 경쟁률과 지원가능 점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특히 인문계는 수험생 수가 많고, 2012학년도 입시부터 수리영역 시험 범위에 미·적분이 포함되면서 재수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아 중위권인 3~4등급대를 중심으로 치열한 혼전이 예상된다. 수능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과목 간 성적편차가 큰 학생도 많을 것으로 보여 대학별 반영비율을 토대로 유·불리를 판단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자연계는 상위권 학생 사이에 표준점수 차이가 커 대학별 지원 가능 점수를 판단하기는 오히려 수월해졌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무리한 하향지원보다 1~2개 대학 정도는 적정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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