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영국 정자 수입 첫 허용

중앙일보

입력

영국에서 그 동안 논란을 많이 일으켰던 정자 수입이 처음으로 허용돼 주목된다.

13일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병원이 처음으로 해외에서 정자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글래스고 소재 로열 병원은 이 지역에 정자가 턱없이 부족해 덴마크에서 정자를 기증받을 수 있도록 인간생식 및 태생학국(HFEA)
으로부터 허가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의 정자 수입허용 조치는 정자 기증자의 이름을 밝히도록 하자 정자 기증이 크게 줄어들어 이 병원이 정자수입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로열 병원에 정자를 기증하려는 사람은 15명이나 됐으나 현재는 1명밖에 없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도 정자 부족현상은 마찬가지. 인공수정을 받으려는 많은 부부들이 정자 기증을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자 수입 금지가 인공 수정과 같은 분야의 치료 및 연구에 큰 장해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정자 수입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완화돼 세계 최대의 정자 은행 크리오스(Cryos)
가이 있는 덴마크에서 정자를 수입토록 허용하게 된 것이다.

크리오스는 현재 전세계에서 약 250명(대부분 대학생)
이 정기적으로 정자를 기증하고 있다. 이 정자은행은 성병이나 HIV 검사 등 기본적인 건강조사를 한 남성의 정자만을 기증받기 때문에 정자의 질과 안전성이 매우 높다. 크리오스에는 현재 약 1만개의 냉동정자를 보유하고 있다. 냉동정자 1만개는 최소 500명의 아기를 탄생시킬 수 있다.

현재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나이지라아, 싱가포르 등의 국가가 크리오스의 냉동정자를 수입하고 있다.

양재원 인터넷 명예기자
<jwyang@medi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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