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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뒤 숙취 피하려면 배를 먼저 채워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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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연말연시, 빈번한 송년회 모임에 술이 빠질 수 없다. 그러나 한껏 취하고 나면 다음 날 술 마신 걸 후회하곤 한다. 바로 숙취 때문이다. 숙취는 술 마신 다음 날 겪는 고통을 말한다. 대개 두통·설사·식욕부진·떨림·피로·오심(구역질)·현기증을 겪게 된다. 역설적으로 숙취는 과음하는 사람보다는 약간이나 중간 정도 마시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다. 브랜디·와인·위스키 같이 색깔이 있는 술이 숙취가 심하고 보드카·진·럼 같은 맑은 색 술이 숙취가 적다고 한다. 숙취가 반복되면 심장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숙취 예방이 건강유지를 위해 필요한 이유다.

숙취를 예방하는 방법은 수십 가지가 넘게 회자하고 있지만 실제 입증된 방법은 많지 않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에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두통·오심·구토·갈증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나 위장장애가 동반될 위험이 있다. 비타민 B를 음주 전후에 다량 복용하면 숙취를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정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체중이 80㎏인 사람은 소주 5~6잔, 60㎏인 사람은 3~5잔가량을 마시면 다음 날 대부분 숙취를 경험하게 되므로 그 이하로 술을 마시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숙취 예방·해소법과 더불어 술이 덜 취하고 빨리 깨는 방법도 알아두면 좋다.
무엇보다 공복엔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꼭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또는 식후에 음주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은 소장에서 흡수가 되는데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면 술이 소장으로 넘어가지 않고 오랫동안 위에 머물면서 위벽의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이다. 물론 음식은 지방이나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이 많은 식사를 할 때 더 알코올 농도가 감소한다.

또 과당(꿀물이나 과일)을 술과 같이 먹으면 술의 대사 속도가 최대 두 배까지 빨라진다. 술기운이 몸에서 빨리 제거된다. 설탕(자당)도 음주 시에 같이 먹으면 유사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과당이나 설탕을 술과 함께 먹으면 술 마실 때 생기는 소변 양 증가, 혈액 속의 요산 농도 증가, 중성지방 농도가 증가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시판 중인 술 깨는 음료 중에는 헛개나무 성분이 들어간 것들이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 헛개나무가 알코올 분해 속도를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동물실험에서 가시오가피·갈근(칡뿌리)·마가목·프로폴리스 등이 알코올 분해 효과가 있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춘다는 결과가 있었다. 이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헛개나무나 가시오가피를 과용한 사람에게서 간 독성이 있었다는 증례 보고가 있는 만큼 과용은 금물이다. 아스파라거스나 콩나물 뿌리에 많다는 아스파라긴은 간의 알코올 대사 효소를 활성화시켜서 술이 빨리 대사되도록 도와주며 간을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이 또한 연구 결과가 많지 않다.

경희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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