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트위터 글 … ‘통큰치킨’ 논란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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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롯데마트가 9일 전국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논란을 촉발한 이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정 수석은 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튀김닭의 원가가 62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마트가 마리당 1200원 손해보고 판매하는 건데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보면서 닭 5000마리 팔려고 영세업자 3만여 명의 원성을 사는 걸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혹시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큰 전략’은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이를 본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정 수석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놓았다.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도 트위터에서 “통큰치킨은 몸무게 100㎏대의 헤비급 선수가 50㎏도 안 되는 플라이급 경기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이는 반칙도 아니고 폭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오프 라인에서도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서민특위 대변인인 이종혁 의원은 “대기업일수록 사회적 약자에 주름 가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고 말했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대기업이 오직 경제적 논리만 내세우면서 골목상권을 죽여선 안 된다”고 했다.

 정 수석의 글을 본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은 이날 정 수석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물가안정에 기여하고자 했을 뿐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철회할 경우에 발생할 대(對)소비자 부담과 기타 부작용이 있고 해서 시간을 주면 잘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가영·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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