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순간 … 빈 의자라도 꼭 보겠다” … 중국 네티즌 ‘인터넷 쇄국’ 뚫고 접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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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를 보고 싶다’.

 10일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앞두고 중국 보안당국이 사상 최대의 인터넷 검열을 진행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이에 맞서 중국 네티즌도 해외 유료 인터넷망을 통한 시상식 시청을 시도하는 등 중국 대륙에서 전례 없는 인터넷 공방전이 벌어졌다. 중국 당국은 9일부터 사상 유례 없는 ‘인터넷 쇄국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모든 인터넷 사이트와 각종 소셜미디어·온라인 토론 게시판에는 방화벽이 설치돼 류샤오보와 관련된 검색어를 모두 차단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라는 문자를 입력한 휴대전화나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서비스를 모두 중단시켰다. 그럼에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사이트 위치나 방화벽 우회 방법을 묻는 질문이 수만 건씩 쏟아졌다. 특히 해외 유료 서비스를 통해 시상식 생중계 장면을 볼 수 있다고 알려지자 많은 네티즌이 주저 없이 가입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지난 10월 류샤오보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알려졌을 때 중국 젊은 층에선 ‘서구 시각으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한다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다’는 반응이 적잖았다. 그러나 역사적인 중국 최초의 노벨 평화상 수상 장면을 놓칠 수 없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늘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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