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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오릭스와 연봉 20억원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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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0일 서울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팀 모자를 쓰고 있는 이승엽. [연합뉴스]

“일본에서 성공한 모습을 아들 은혁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승엽(34·오릭스)이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여섯 살 된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었다”며 일본 잔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올해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이 끝났다. 이승엽의 거취에 대해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는 지난 2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와 연봉 1억5000만 엔(약 2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지만 사실상 2년이 보장됐으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끈질기게 나돌았던 한국 복귀설에 대해 그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승엽은 오릭스 입단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사실 오릭스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5년간 요미우리에서 뛰면서 익숙해진 센트럴리그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센트럴리그에는 1루수로 뛸 팀이 없어 퍼시픽리그로 눈을 돌렸고, 오릭스가 입단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오릭스는 올 시즌 퍼시픽리그 5위에 그쳤으며, 중심타자 알렉스 카브레라가 팀을 떠나 이승엽이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이승엽은 “돈 문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이 우선이었다. 오릭스라면 내가 갖고 있는 모든 힘을 쏟아부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본부장은 “이승엽이 출장 기회가 적었던 건 사실이지만 좋은 스윙과 힘, 그리고 뛰어난 인간성을 가진 선수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2006년 요미우리 입단 첫해에 4번타자를 꿰찼고, 41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요미우리는 그에게 6억 엔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은 4년간 요미우리와 계약했다. 그러나 그는 2008년부터 최고 대우에 걸맞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사실상의 방출이었다. 이승엽은 “아들이 이제 야구를 좀 안다. 지난해 내가 2군에 있을 때 요미우리 경기를 보면서 ‘아빠는 왜 저기 있지 않느냐’는 말을 했는데 무척 마음이 아팠다”면서 “내가 2군에 있었던 게 요미우리의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몸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기본적으로 전 경기(144경기)에 나가고 싶고, 홈런 30개 이상·100타점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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