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한 팬클럽인 '뚱땡이'를 가지고 있는 찰스 스미스가 12회말 끝내기 안타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에 종지부를 찍으며 라이언즈의 승리를 이끌었다.
스미스는 이날 홈런 2개를 포함 6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올 페난트레이스는 용병의 무대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반면 올해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받던 자이언츠의 호세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쳐 팀 패배의 한 요인이 되면서 둘 사이의 명암이 엇갈렸다.
큰 경기에 있어서 투수의 방심은 곧 실점과 팀의 패배로 연결되는 경우가 허다 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 문동환과 임창용도 예외가 아니었다.
문동환이 허용한 홈런 4개는 모두가 실투에 의한 것이었다. 2회말 스미스와 5회말 김태균의 홈런은 문동환/최기문 배터리의 스트라익을 잡기 위한 무리한 욕심에 의해 허용된것이다.
7회초 역투를 거듭하던 노장진에 이어 구원등판한 '언히터블' 임창용 역시 손인호에게 스트라익을 잡기 위해 평범한 직구로 승부하다 3점 홈런을 내주게 되고 결국 다 이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우를 범했다.
이에 반해 선발로 등판한 라이언즈의 노장진은 올시즌 자이언츠에게 약한 모습에서 환골탈태하여 6과 1/3이닝 동안 단 2안타 3실점을 하는 뛰어난 피칭을 보여 주었다. 진갑용의 좋은 볼배합에 기가 막힌 제구력으로 팀타율 1위인 자이언츠 타선을 꽁꽁 묶었다. 4회 박정태에게 허용한 홈런도 노장진이 못던졌기 보다는 박정태가 잘 노려 친 것이었다.
구원으로 나온 임창용은 3안타 1실점만을 허용하여 겉으로는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페난트레이스 때의 무리의 징후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구 스피드는 빠르지 않았고 변화구 각도도 밋밋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4와 2/3이닝을 던짐으로 해서 2차전에 다시 등판하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사용으로 라이언즈는 그의 활용폭이 좁게 되어 비록 오늘 승리를 얻었지만, 다음 경기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없게 되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돌아온 에이스'박충식은 12회초 구원등판 하여 자이언츠 타자들을 삼자범퇴로 처리해 앞으로의 좋은 피칭이 기대된다.
자이언츠는 기론과 박석진의 호투가 돋보였다. 써클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각이 큰 변화구를 주무기로 기론은 라이언즈 타자들을 무력화 시켰으며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박석진은 직구와 커브 등을 잘 활용하여 다음 경기에서 라이언즈에게 골치 아픈 존재가 될 것이다.
자이언츠 패배 요인은 두말 할 것 없이 12이닝 동안 단 5안타(2홈런포함)의 졸공을 보인 타자들이었다. 아무리 투수들이 호투를 하더라도 타자들이 못치면 초조해지고 자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다양한 작전을 펼치지 못해 무리수를 두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결국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