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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 바로알기 ⑥ 앞서 가는 스웨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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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스웨덴은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부지 선정까지 마친 몇 안 되는 나라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동쪽에 있는 이 나라는 생활 수준이 높고 기후가 쌀쌀한 편이라 전력 소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이 일찌감치 발달했다. 전체 전력 소비의 35%를 10기의 원전이 공급한다. 스웨덴은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방사성폐기물로 간주해 직접 처분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스웨덴 정부는 일찍이 1977년 사용후 핵연료의 안전한 처분을 위한 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근거해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인 SKB를 설립했다. SKB는 곧바로 사용후 핵연료 처분을 위한 안전성 연구를 시작해 83년 ‘KBS-3’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후 핵연료를 구리로 된 통에 넣어 지하 500m 암반에 매립한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실제로 그만한 깊이의 땅굴을 팠다. 적어도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한 이 방식은 각국의 사용후 핵연료 처분의 표준모델이 됐다.

 스웨덴의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부지 선정 과정도 흥미롭다. 2008년 당시 부지 후보지로 꼽힌 포스마크와 오스카샴 두 지역이 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유치에 대한 주민 찬성률이 매우 높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오스카샴은 83%, 포스마크는 77%의 주민 찬성률을 보였다. SKB는 포스마크 지역이 처분장 건설에 좀 더 유리한 지질 조건을 갖췄다는 결론을 지난해 내렸다. 이에 따라 내년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건설 인허가를 받아 2023년 완공 목표로 2015년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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