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안정세…거래도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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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강세를 보였던 아파트 시장이 9월 이후 계속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추석이 지나면 다소 꿈틀거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매매.전세가 모두 대부분 보합 또는 약보합세다. 이에 따라 매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은 가을 이사철 계약 시점이 지난데다 정부의 주거안정 대책과 부동산 중개업소 불법행위 단속 등이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값의 경우 적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이같은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전셋값은 추가 상승없이 하향 안정 국면에 들어설 것" 이라고 전망했다.

◇ 서울.신도시〓전반적으로 매매가.전세가 모두 보합세. 일부 지역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다. 그동안 값이 많이 올랐던 일부 중.대형 아파트는 되레 내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아시아선수촌 38평형의 경우 추석 전에 비해 1천5백만원이 떨어진 5억원, 57평형은 2천5백만원이 하락한 7억2천5백만원에 시세가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 말했다.

대치동 삼성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이철희 사장은 "대치동 지역도 매매.전셋값 모두 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매수자가 크게 줄어 거래는 부진한 상태" 라며 "그래서 큰 평형의 경우 값을 좀 내려 팔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고 말했다.

분당.일산 신도시도 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멈췄고 전셋값 또한 추석 전과 변동이 없는 상태.

분당 정도부동산랜드 박필남씨는 "10, 20평형대 소형 아파트는 아직 여진이 남아 있지만 대형은 지난달 초부터 주춤거리기 시작하다 현재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며 "소진됐던 매물도 지난달말부터는 조금씩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 지방 대도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 대도시 아파트 시장도 대체로 안정 국면으로 전환되는 양상.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대한공인중개사사무소 박희숙 사장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8월에 비해 20평형대가 5백만원 정도 올랐으나 추석을 고비로 보합세로 돌아섰고 거래도 뜸하다" 고 말했다.

대구의 경우 매매값은 지난달 이후 별 변동이 없으나 전셋값은 물량 부족으로 지난달말 까지 오름세를 보인 곳도 드러 있었으나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주춤해졌다.

광주는 6, 7월을 고비로 매매값 오름세가 멈추고 현재는 약보합세로 돌아선 상태. 광주 치평동 고려부동산 오호웅 사장은 "9월 중순 이후부터는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역.평형에 따라 값이 약간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다" 고 말했다.

대전지역도 이달 들어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 둔산동 꿈나무공인중개사사무소 이외자 사장은 "지난달 초 27평형 아파트가 5천만원까지 갔으나 지금은 4천5백만원으로 떨어졌다" 며 "추석 이후 매물은 다소 늘고 수요자는 자취를 감춘 가운데 매매.전세 모두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전망〓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파트 매매값의 경우 현재의 보합세가 다음달 중순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셋값은 하향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어 앞으로 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집값 상승 요인이 별로 없는데다 그나마 이달에는 신규 아파트 분양이 활발해 자금이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들어올 여지가 없다" 며 "최소한 임대주택사업 조건 완화 등으로 아파트 수요가 늘어나는 다음달 중순까지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말했다.

보합세가 올해 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서울 압구정동 인터넷공인중개사사무소 여만수씨는 "올 봄에 비해 값이 많이 오른데다 매기가 끊어진 상태여서 올해 안에는 별다른 변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며 "내년 상반기나 가야 아파트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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