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자본 대거이탈 조짐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 진출한 미국의 뉴브리지 캐피털 등 해외 투자가들이 위앤화 절하 가능성과 부정부패 관행, 기대 이윤 저하 등으로 인해 지난 수 개월간 중국 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그동안 시티그룹에서 운영해 온 차이나펀드와 홍콩의 자산관리회사 크로스비 애시트 등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등 투자기업들의 중국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90년대 초반까지 10여년째 지속된 중국의 호황을 믿고 현지 진출한 이들 투자사는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투자자산 회수의 어려움 등을 우려, 특히 지난 2년간 현지 투자를 회수하고 있는 추세라고 신문은 전했다.

해외 투자사들의 이탈 배경으로는 기대 이윤이 적고 부정부패가 여전하며 위앤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비롯한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 등이 지적됐다.

실례로 크로스비 애시트의 경우 3년 전 총투자 평가액이 3천450만달러로 집계됐으나 98년 9월 현재 절반 수준인 1천870만달러로 평가되는 등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투자회사 하먼 인베스트먼트 그룹도 유사한 비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전문가들은 최근 광둥성의 광둥국제신탁투자공사(GITIC) 등 국제신탁투자사들의 채무 변제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명확한 태도 등도 투자가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디젤엔진, 아이스크림 공장 등 제조업 부문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실물투자는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 통신 및 정보기술(IT) 등 하이테크 기업들에 대한투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금융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현지 외국은행 중 다수가 국제신탁투자회사등 금융회사 및 기업들의 부실과 중국 정부의 처리 방식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기업에 대한 대출 잔고를 최근 빠른 속도로 줄여가고 있다고 11일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말 현재 2천804억 홍콩달러에 달했던 중국기업들에 대한 홍콩소재 은행들의 총 대출잔고가 6월말에는 2천548억홍콩달러로 축소됐다. [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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