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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승엽, 라이벌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의 ‘나훈아’가 필요하다.

99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이승엽의,이승엽에 의한,이승엽을 위한’정규시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스물세살의 아름다운 청년’이란 호칭을 얻은 이는 연일 계속되는 홈런포로 한국프로야구의 인기와 희망을 되살렸다.

지난 95년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관중수도 이승엽의 등장으로 회복기를 맞이했고 4년만에 관중이 늘어났다.박찬호·선동열·이종범등 해외파에 집중적으로 쏠리던 관심을 이승엽이 국내로 되돌린 덕분이다.

그러나 이제 되살아나기 시작한 야구열기를 이승엽 혼자에게만 의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스타는 ‘양립’을 통해 인기가 올라가고 그 인기는 야구판 전체의 인기에 불을 지핀다.이승엽과 견줄만한 ‘라이벌’이 필요한 것이다.이승엽이 계속 독주한다면 야구팬들은 금방 식상하게 된다.현재 이승엽의 인기도 박찬호의 독주에 시들해지던 야구팬들의 허전한 가슴속을 파고들어 팽창했다고도 볼 수 있다.

70년대 국내가요계를 양분하며 서로의 인기를 키워나갔던 남진과 나훈아를 떠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메이저리그를 되살린 것도 맥과이어와 소사의 라이벌대결이다.일본 프로야구도 현역때부터 감독이 된 지금까지 라이벌로 버티고 있는 나가시마와 노무라의 두 기둥에 의해 발전했고 이제 마쓰자카(세이부)와 우에하라(요미우리)라는 20세기 라이벌의 출현으로 인기를 키워가고 있다.

이승엽을 남진에 비유한다면 누가 나훈아가 될까.보란듯이 새로운 ‘인기곡’을 들고 나타날 나훈아의 등장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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