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만 모아 놓은 모로코 문화의 수공예 칵테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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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05면

1 호텔 입구 안뜰 2 티룸 3 모로코 레스토랑

로열 만수르의 쇼마(Chaumard) 대표는 70세 정도의 프랑스인으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La Legion d’Honneur:명예훈장)을 받은 멋진 신사였다. 파시 부사장은 두바이에서 호텔 책임자로 활동하다 로열 만수르에 스카우트된 중후한 인물. 쇼마 사장은 필자가 로열 만수르를 처음 방문한 한국인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모로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지, 관광객은 많은지 등에 대해 물었다. 한국과 모로코의 문화 얘기, 그리고 로열 만수르의 감동을 서로 나누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로코의 자존심 ‘호텔 로열 만수르’ 대표 쇼마

-로열 만수르에 대해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로열 만수르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모로코 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모로코 로열 패밀리가 만든 곳이다. 또 마라케시를 인터내셔널 럭셔리 지도에 포지셔닝하기 위한 하나의 비전이자 개성 있는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로열 만수르에 있다는 것은 모로코 문화의 심장부에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건물 구조와 분위기는 물론 타일·바닥·석고장식·유니폼·음식·서비스 등 모든 디테일과 스타일에서 모로코의 전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페스나 카사블랑카 등 다른 도시에서도 모로코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건물은 많다. 하지만 로열 만수르는 각 지방의 특징적인 것들, 최고라 자랑하는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모로코 문화의 정수다. 그래서 우리는 로열 만수르를 ‘모로코 수공예의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세련미가 함께 느껴진다.
“타일 색상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혁신적인 기법을 사용했다. 벽에만 사용하던 디자인을 대리석, 혹은 타일을 사용해 바닥에 도입하는 등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전통 기법을 따랐으며 어떤 것도 지나치게 표현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벗어나 튀지 않도록 했다. 어디를 가도 조화로운 느낌을 주는 이유다. 규모도 아담하다. 식당만 해도 40명 정도만 모일 수 있다. 즉 로열 만수르는 휴먼 라이프를 위한 쉼터라는 컨셉트를 지닌 호텔이며 우리는 이것을 모로칸 노하우(Moroccan knowhow)라고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 동안 호텔 공사에 참여했나.
“3년 반 동안 매일 1200명이 일했다. 그중 많은 수가 타일·나무장식·석고장식 등 전문 분야의 장인들이었는데 집안 대대로 같은 일에 종사한 사람들이었다. 호텔은 그들의 노하우를 사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졌다.”

-직원들은 어떻게 뽑았나.
“다른 호텔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호텔 특유의 서비스 방식이 몸에 배어 있기 마련이라 그 습관을 바꾸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마라케시는 물론 카사블랑카·탕제·페스 등 각 도시에서 호텔 경영을 공부한 학생들을 선별했고 그들에게 로열 만수르에 맞는 차별된 교육을 따로 했다.”

-손님들은 어떻게 체크 인, 체크 아웃 하나.
“투숙할 손님이 로열 만수르에 일단 도착하면 우리는 그들이 묵을 리아드로 안내한다. 그리고 리셉션에 따로 갈 필요 없이 리아드 안에서 우리 직원에게 여권이나 신분증을 제시하고 체크 인 한다. 체크 아웃은 조금 다르다. 손님이 원하면 리아드에서 할 수도 있고 다른 호텔들처럼 리셉션에서 할 수도 있다.”

-리아드의 숙박료는.
“가장 작은 원 베드룸 리아드가 하루 1500유로(약 226만원), 원 베드룸 디럭스는 1900유로(약 286만원), 투 베드룸 리아드는 4200유로(약 632만원), 베드룸 세 개인 리아드는 1만6000유로(약 2400만원), 그리고 로열 만수르에 하나밖에 없는 2000 ㎡짜리 네 베드룸 리아드는 3만 유로(약 4500만원)다. 로열 만수르가 제공하는 것에 비교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로열 만수르의 홍보는 어떻게 하나.
“호텔 내부에 홍보팀과 세일즈 팀이 있고 뉴욕·런던·파리·독일·모스크바에 로열 만수르를 홍보하는 PR 에이전시가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홍보하고 있지 않다. 아직 시장을 몰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지만 천천히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다른 도시에도 ‘로열 만수르’를 만들 계획이 있나.
“그렇다. 현재 카사블랑카와 페스에 다른 호텔 경영 그룹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로열 만수르라는 이름의 호텔들이 있는데 이들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우리가 인수해 직접 경영할 계획이다.”

마라케시(모로코) 사진 로열 만수르 제공


김성희씨는 밀라노를 무대로 활약 중인 보석디자이너다. 유럽을 돌며 각종 공연과 전시를 보는 게 취미이자 특기. 『더 주얼』(2009)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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