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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명문골프장 탐방 <9> 인천 영종도 ‘스카이 7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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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① 스카이 72골프장 오션 코스 5번 홀 전경. 오션 코스를 설계한 잭 니클라우스는 골퍼에게 도전할 기회를 주지만 실패하면 반든시 댓가를 치르게 한다. [스카이 72골프장 제공]

②72홀의 매머드급인 스카이 72를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 [스카이 72골프장 제공]

공항 옆에 있는 골프 코스는 시끄럽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옆 스카이72 골프장도 그랬다. 72홀 매머드급이라 2001년 사업자 선정부터 특혜 의혹 등 말이 많았다. 개발사업단장과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됐고 배후 인물로 당시 대통령의 친인척이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골프장은 우여곡절 끝에 2005년 말 문을 열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너무 싸게 땅을 빌려줬다’는 이유로 문제가 됐기 때문에 공항공사 측은 경쟁을 붙여 최대한 비싼 임대료를 받고 있다. 그래서 스카이72의 그린피는 명문 회원제 골프장만큼 비싸다.

퍼블릭 코스는 반드시 그린피가 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와 미국의 페블비치는 퍼블릭인데 그린피가 무척 비싸다. 그러나 국내에선 ‘퍼블릭은 그린피가 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린피가 비싼 퍼블릭이라는 원죄 때문에 스카이72는 내장 골퍼들에게 일종의 특혜를 준다. 코스에서 구운 붕어빵은 물론 중국 호떡,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공짜로 제공한다. 우비와 방수 스프레이, 목토시, 손난로 등 악천후에 필요한 용품도 카트 내에 구비해 둔다. 국내 처음으로 반바지 라운드를 허용하기도 했다.

한국의 관문에 있는 녹색 골프 코스는 방문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골퍼들은 스카이72 골프장의 개성 있는 4가지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락힐 코스는 미국 애리조나 스타일의 자연 암반과 오밀조밀한 계곡의 조합이다. 레이크 코스는 플로리다 스타일의 가든형 코스로 다양한 수목과 리조트의 느낌을 준다. 클래식 코스는 골프 코스 디자인의 황금기인 1930년대의 생긴 코스를 모방해 인공 조경을 배제하고 자연의 거친 느낌을 살렸다.

③오션코스 17번 홀(파 3). 큰 벙커 때문에 ‘사하라’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스카이 72골프장 제공]

간판은 오션 코스다. 설계자인 잭 니클라우스는 자신이 매우 뛰어난 골퍼였기 때문에 코스를 어렵게 만드는 편이다. 전장이 길고 난이도도 높다. 남성적이고 도전적이다. 실수하면 응징을 받아야 한다. 파3홀이 대부분 200야드를 넘는다. 12번 홀은 253야드다. 바닷가의 벌판이라 바람도 강한 편이다. 2006년 언더파를 치면 1년간 그린피 면제 혜택을 주는 ‘오션블랙티 챌린지’이벤트를 1년간 시행했는데 언더파를 기록한 이가 단 3명밖에 되지 않았다. 핸디캡 18 이하의 골퍼만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제한한 적도 있다.

오션 코스는 설계 때부터 갤러리 동선, 중계 케이블 매립 등을 고려해 토너먼트 전용 코스로 만들었다. 2006년부터 SK텔레콤 오픈, 2008년부터는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은 한국의 지형을 느낄 수 있다. 홀은 한반도 모양을 본떠 만들었고 오른쪽 워터 해저드 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떠 있다. 독도에는 태극기가 꽂혀 있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국내파 선수는 대부분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코스가 변별력이 높은 코스여서 그렇다는 분석이다. 많은 홀이 유명 선수에게 헌정됐다. 5번 홀은 로레나 오초아, 6번 홀은 안니카 소렌스탐, 10번 홀은 박세리, 12번 홀은 폴라 크리머, 13번 홀은 양용은, 16번 홀은 최경주, 17번 홀은 잭 니클라우스, 18번 홀은 줄리 잉크스터다.

영종도=성호준 기자



중앙일보는 아리랑TV, 골프전문채널 J골프, 레저전문채널 놀TV와 함께 대한민국의 명문 골프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골프장에 본지 기자가 방송 제작진과 함께 직접 찾아가 골프 코스를 둘러본 뒤 해당 골프장의 코스 특징과 음식 등의 정보를 자세히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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